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장소] 다양한 문화와 인종… 엄격한 법·처벌로 유명해요

입력 : 2018.05.23 03:00

싱가포르

6월 12일 역사적인 미·북 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열려요. '아시아의 스위스'라 불리는 싱가포르는 미국과 북한 모두와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로 중립국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답니다. 중국과 대만의 정상회담, 아시아 안전보장회의 등 중요한 국제회의를 개최해 경험이 풍부해요.

말레이반도 끝에 위치한 싱가포르는 면적(713㎢)이 서울(605㎢)의 1.2배에 불과할 정도로 아주 작은 나라예요. 그러나 1인당 GDP는 세계 8위(5만7713달러)로 경제 수준이 매우 높지요. 싱가포르 경제 발달의 핵심은 '중계무역'인데요. 중계무역은 직접 물건을 만들어서 외국에 내다 파는 것이 아니라, 외국에서 수출품을 수입한 뒤 이를 다시 인근 나라에 다시 수출하면서 이득을 얻는 방식이랍니다. 이는 싱가포르가 동양과 서양을 연결하고,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을 잇는 지리적 중심지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에요.

싱가포르(고대 인도어로 '사자의 도시'라는 뜻)를 상징하는 상상의 동물인 사자인어(멀라이언)상에서 바라본 도심 전경.
싱가포르(고대 인도어로 '사자의 도시'라는 뜻)를 상징하는 상상의 동물인 사자인어(멀라이언)상에서 바라본 도심 전경. 랜드마크인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가운데)이 보여요. /위키피디아
싱가포르는 엄격한 법과 처벌 제도로 유명한 나라예요. 그래서 '벌금의 도시'라고 불리지요. 무단 횡단을 하다 적발되면 80만원(약 1000싱가포르달러) 벌금에 3개월 징역살이도 할 수 있어요. 껌은 씹을 수도 없고 갖고 다닐 수도 없는데 적발되면 8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해요. 공공장소에 쓰레기를 버리면 24만원을 내야 하고, 세 번째 걸리면 '나는 쓰레기를 버리는 몹쓸 사람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옷을 입고 쓰레기 청소를 하러 다녀야 해요.

싱가포르가 이처럼 함께 사용하는 공간을 더럽히거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강력하게 금지하는 이유는 다양한 민족 구성 때문이라고 합니다. 다민족·다인종 국가이다 보니 공통된 법 인식이나 공동체 의식이 부족해 다소 지나치더라도 사회 질서와 청결, 치안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 같은 강력한 제도들을 도입하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실제 싱가포르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나라예요. 역사적으로 중국,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일본 등 많은 나라의 영향 아래 놓였지요. 1965년 말레이시아에서 분리 독립했는데, 중국계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말레이계, 인도계, 유럽인·현지인 간 혼혈도 많아요. 종교 역시 불교(33%), 기독교(18%), 이슬람교(14%), 도교(10%), 힌두교(5%) 등 다양해요. 그래서 싱가포르 정부는 헌법에 인종 간 평등주의를 명시하고 영어와 각 민족의 언어를 모두 공용어로 지정했어요. 행정 각료를 임명할 때나 공영 아파트 분양에도 민족별 구성 비율을 반영하는 등 화합을 추구하고 있어요.


박의현 창덕여중 지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