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IT·AI·로봇] 빛의 삼원색으로 10억가지 색 만들어내요
입력 : 2018.05.22 03:00
[디지털 이미지]
사진·영상 압축하는 'JPG·GIF' 방식… 1600만 가지 색깔 만들어내지만 'HEIF'는 더 미세한 색 표현 가능하죠
애플, '표준 기술'로 채택해 확산할 듯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이어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소셜미디어가 인스타그램이에요. 트위터·페이스북이 주로 짧막한 글로 생각을 나타낸다면, 인스타그램은 사진과 동영상 위주로 내 삶과 생각을 보여주는 미디어이지요. 아무리 쓰러질 듯 몸이 아파도 사진으로 '인증(증명)'하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음식을 앞에 두고도 먹지 않고 사진부터 찍는 시대랍니다. 그만큼 '디지털 이미지'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오늘은 디지털 이미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해요.
◇이미지는 JPG, 동영상은 GIF
1990년대 'PC 통신'에 대해 알고 있나요? 컴퓨터를 전화선으로 연결해 자료를 주고받는 통신 방식으로, 주로 채팅방과 온라인 게시판 등 서비스를 제공했지요. 워낙 통신 속도가 느리다 보니 아무래도 데이터 처리 속도가 오래 걸리는 사진·동영상(이미지)보다는 글자(텍스트) 위주로 전송하는 네트워크가 먼저 보급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미지는 JPG, 동영상은 GIF
1990년대 'PC 통신'에 대해 알고 있나요? 컴퓨터를 전화선으로 연결해 자료를 주고받는 통신 방식으로, 주로 채팅방과 온라인 게시판 등 서비스를 제공했지요. 워낙 통신 속도가 느리다 보니 아무래도 데이터 처리 속도가 오래 걸리는 사진·동영상(이미지)보다는 글자(텍스트) 위주로 전송하는 네트워크가 먼저 보급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 ▲ 화질이 좋은‘HEIF(고효율 이미지 파일 형식)’가 JPG를 대체할 파일 형식으로 각광받고 있어요. /Getty Images Bank
컴퓨터가 읽어낼 수 있는 이미지 파일 형식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중 컴퓨터가 가장 쉽게 읽을 수 있는 형식은 'BMP(비트맵)'라고 하는 형식이에요. 이 파일은 본래 이미지의 해상도 그대로 각각의 점이 어떤 색인지에 대한 정보를 일일이 담고 있습니다. 점의 개수와 파일 크기가 비례하기 때문에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파일 크기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지요.
만약 요즘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BMP 파일로 만들면 그 크기가 수십 메가바이트(MB)에 달할 거예요. 대신 각 점에 대한 정보를 별도로 압축하지 않고 저장하기 때문에 컴퓨터가 파일을 아주 빠르게 읽어낼 수 있어요.
이후 이미지를 더 작게 압축하는 기술이 속속 등장했는데요. 가장 유명한 것이 오늘날 우리가 많이 쓰는 'JPG'와 'GIF'입니다. JPG는 'Joint Photograph Experts Group'을 줄인 말로 'JPEG'라고도 부르는데요. 말 그대로 풀이하면 '사진 전문가 그룹 연합체'라는 묘한 이름이 되는데, 요즘 인터넷에 올라오는 사진 대부분이 이 방식으로 처리한 것이랍니다.
- ▲ 디지털 이미지 색깔은 빛의 삼원색(빨강·초록·파랑)을 섞어 만들어요.
JPG가 정지 이미지를 그려내는 대표 주자라면, 움직이는 이미지의 대표 선수는 'GIF'입니다. 'Graphics Interchange Format'의 약자로 역시 느린 네트워크 환경에서 이미지를 빠르게 주고받는 데 초점을 맞춘 파일 형식이지요. 멈춰 있는 이미지를 여러 장 겹친 뒤 순서대로 풀어서 보여주는 것으로, 화질은 떨어지지만 용량이 작아 어떤 기기에서도 쉽게 작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답니다. 물론 GIF도 컴퓨터 성능이 대폭 좋아지면서 예전보다 훨씬 화질이 좋아지고 있어요.
◇HEIF 시대가 열린다
지난 수십 년간 여러 가지 디지털 이미지 파일 형식이 JPG나 GIF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원본 화질 그대로 크기만 압축하는 'PNG'를 비롯한 몇몇 개선된 파일이 인기를 얻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JPG·GIF를 대체할 후발 주자는 나타나지 않았어요. 용량이 작고 가벼우면서도 거의 모든 기기에서 쉽게 처리할 수 있는 JPG·GIF의 장점이 매우 컸기 때문이지요. JPG가 1992년, GIF가 1987년 제안된 기술임을 감안하면, IT가 눈부시게 발전한 지금까지도 그 힘이 아주 대단한 셈입니다.
그런데 최근 강력한 도전자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HEIF(High Efficiency Image File Format·고효율 이미지 파일 형식)'라고 부르는 기술입니다. 최근 애플이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이 형식으로 이미지를 저장할 수 있도록 하면서 유명해졌답니다.
HEIF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훌륭한 화질입니다. 컴퓨터 모니터와 디지털 카메라, 스마트폰 성능이 좋아지면서 JPG는 서서히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일단 색 표현에 제한점이 많지요. JPG는 기본적으로 각 색깔을 8비트(0과 1을 여덟 자리로 처리하는 것)로 처리합니다. 빛은 빨강·초록·파랑 세 가지 색을 섞어서 표현하는데 8비트라면 각 색을 2의 8제곱, 즉 256단계로 표현하는 것이지요. 이를 세 가지 색깔에 적용하면 256×256×256으로 약 1600만 가지 색깔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정도면 일상생활에서 사진을 찍는 데 충분해요. 하지만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매우 부족합니다. 가끔 석양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으면 태양의 붉은 빛과 주변 하늘의 어두운 색깔 사이 미세한 색 변화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거친 경계선이 보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런데 HEIF는 모든 색을 10비트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똑같이 계산하면 각 색깔을 2의 10제곱, 즉 1024가지 색으로 표현할 수 있고, 이를 3가지 색에 적용하면 무려 10억 가지 색깔을 만들어낼 수 있는 거지요. 그만큼 세상의 모든 미세한 색깔 차이를 사진에 잘 담아낼 수 있는 거예요. 여기에 컴퓨터 성능이 갈수록 개선되면서 화질은 전보다 훨씬 좋으면서도 용량은 줄어든 파일 형식이 가능해지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 면에서 HEIF는 현재 최적화된 디지털 이미지 방식 중 하나로 꼽힌답니다. 여기에 'HEVC(High Efficiency Video Coding)'라는 초고화질 동영상 압축 기술과 함께 개발됐기 때문에 더욱 각광받고 있지요. JPG와 비견할 수 있는 '표준 기술'이 될 가능성이 높은 거예요.
물론 아직은 많은 기기에서 HEIF 파일을 읽어내거나 만들어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조만간 대부분의 TV, 컴퓨터, 스마트폰에서 HEVC로 만든 동영상과 HEIF로 만든 이미지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애플은 이미 이 두 파일 형식을 표준 기술로 정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윈도10의 최신 업데이트 버전과 앞으로 출시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도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