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인물] 93세 최고령 총리… 말레이시아 고속 성장 이끈 주역
입력 : 2018.05.16 03:00
마하티르 모하맛
올해 나이 아흔셋인 총리가 탄생했어요. 1981년부터 22년 동안 말레이시아를 철권통치한 마하티르 모하맛(Mahathir bin Mohamad·사진) 전 총리가 15년 만에 제7대 총리로 돌아온 거예요. 입헌군주국인 말레이시아는 국왕은 상징적인 역할만 하고 실질적인 통치는 선거를 통해 선출된 총리가 맡는데, 얼마 전 마하티르가 이끈 정당이 총선거에서 승리한 거지요. 이로써 마하티르는 현역 세계 최고령 국가 지도자라는 진기록을 갖게 됐답니다.
- ▲ /AP 연합뉴스
마하티르는 1925년 말레이시아 케다주의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났어요. 당시 말레이시아는 영국 식민 지배를 받고 있었지요. 마하티르는 싱가포르 국립의대를 졸업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외과 의사로 안정적인 삶을 누렸어요. 그러나 정치에 관심이 많아 1946년 '통일말레이인 국민조직(UMNO)'에 가입해 활동했어요.
당시 말레이시아는 정치적 격변 속에 놓여 있었어요. 말레이인들은 사회·경제적 우위를 점하고 있던 화인(중국계 말레이시아인)들에게 많은 불만을 갖고 있었고, 영국의 오랜 식민 지배로부터도 벗어나고 싶어했지요. 마하티르는 말레이인의 지위 향상과 말레이어 공용어 지정을 주장하는 등 민족주의 운동을 펼쳤고, 그 과정에서 차세대 정치 지도자로 떠올랐답니다. 1957년 말레이시아가 독립했고, 1964년 마하티르는 국회의원에 당선됐지요.
1981년 후세인 총리가 건강상 문제로 사임하자 마하티르는 4대 총리로 부임합니다. 이후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역대 최장수 총리 자리를 이어갔지요. 그는 서구에 과도하게 의존하던 외교·경제정책을 과감하게 버리고, 한국·일본 등 동아시아 경제 선도국을 모델로 하는 '동방 정책'을 추진했어요. 이를 통해 농업 국가나 다름없던 말레이시아를 20여 년 만에 신흥 공업국으로 변신시켰지요. 그는 1997년 아시아에 불어닥친 금융 위기 때도 국제통화기금(IMF)의 '시장 자유화' 처방을 무시하고 외국 자본의 유출과 유입을 엄격하게 규제하는 통제 정책으로 주목을 받았어요.
하지만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탄압하고 권위적인 정책 결정을 했다는 비판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지요. 90세를 훌쩍 넘어 다시 말레이인 앞에 선 그가 앞으로 보여 줄 정치는 과연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