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경제 이야기] 주가·판매에 영향 주는 자산… 기업들, 좋은 이미지 위해 다양한 전략 써요
기업 이미지
최근 대한항공 오너 가족의 '갑질' 사건 등을 계기로 검찰과 관세청이 조양호 회장 일가의 탈세(법을 위반해서 세금을 적게 내는 것)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는 뉴스가 전해졌어요. 여기에 대한항공 직원들이 주말마다 시내에서 조 회장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시위를 벌이는 등 대한항공 이미지가 사상 최악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요.
현대 경제학에서 기업 이미지(corporate image)는 '자산'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어요. 기업 이미지가 좋고 나쁨에 따라 주가가 요동치고 상품 판매량이 줄거나 느는 등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지요. 특히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소문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즘에는 기업이 좋은 이미지를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답니다.
- ▲ 얼마 전 서울 도심에서 대한항공 직원들과 시민들이 촛불 시위를 하는 모습. /고운호 기자
사실 기업 이미지는 어느 기업에 대해 개개인이 가지는 주관적 평가나 호불호(好不好)라고 할 수 있어요. 기업이 일정한 부분까지 선도하거나 특정한 방향으로 이끌 수는 있지만, 완전히 통제하기는 불가능하지요.
하지만 기업 이미지는 주가나 판매량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최대한 이미지를 좋게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좋은 기업'임을 호소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서 기업들은 다양한 이미지 마케팅 전략을 쓰는데요. 대표적 방법이 기업 이미지 광고나 전 사회적 행사 개최, 스포츠 대회 후원, 소외 계층에 대한 기부 등입니다.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매년 선정하는 '세계 기업 브랜드 가치 순위'는 기업 이미지의 현주소를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조사예요. 지난해 조사에서 전 세계 1위 기업은 애플로, 브랜드 가치가 전년보다 10% 늘어난 1700억달러를 기록했어요.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10위로 가장 순위가 높았지요. 최근 3년 내 평균 수익을 바탕으로 기업의 현재 자산 가치와 미래 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거예요. 글로벌 기업 평판 연구소 레퓨테이션 인스티튜트는 매년 전 세계 15국 23만명을 대상으로 제품 가치, 투명성, 윤리적 태도, 공정함, 지속 가능성 등을 평가해 '100대 글로벌 평판 기업'을 발표하고 있어요.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이미지가 좋아진 대표적 기업이 식품 업체 오뚜기인데요.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창업자인 선대 회장에게 주식을 물려받으면서 상속세 1500억원을 모두 냈다는 사실, 전체 직원의 99%가 정규직이라는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좋은 기업 이미지를 확고히 다졌지요. 반면 대리점에 자사 제품을 강제로 판매한 기업 등에 대해선 일부 소비자가 불매운동(해당 기업 물건을 사지 말자는 것)을 벌이기도 했어요.
반면 좋은 이미지가 기업 경영에 무조건 도움이 되는 건 아니라는 지적도 있어요.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너무 '바른 이미지'로만 호평을 받으면 기업의 잘못이 드러날 경우 소비자들은 더 크게 실망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기업 이미지를 만들 때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