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이 주의 책] 타이태닉호서 조난 신호 보낸 건 개구리 해부 덕분?

입력 : 2018.05.11 03:04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지식 여행: 첨단 기술'

1912년 4월 대서양에서 타이태닉호가 침몰했어요. 배에 탔던 2200여 명 가운데 1500여 명이 사망했고 700여 명이 살아남았지요. 그런데 당시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구할 수 있었던 건 죽은 개구리 다리를 절로 씰룩이게 만든 사람 덕분이란 걸 아나요?

130여 년 전인 1780년대 어느 날, 이탈리아 의학자 루이지 갈바니가 죽은 개구리를 해부하려고 금속 고리로 개구리 다리를 고정시켰어요. 그러다 우연히 해부용 칼이 금속 고리에 스쳤는데 갑자기 불꽃이 일더니 개구리 다리가 움찔거린 거예요.

책 속 일러스트
/다림
죽은 개구리 다리가 꿈틀거린 이유는 호박(琥珀)이라는 보석에서 불꽃이 생기는 이유와 같아요. 호박에는 기묘한 성질이 있어서 천으로 문지르면 깃털이나 머리카락, 먼지 같은 가벼운 물질이 달라붙어요. 17세기 서양에선 이러한 현상을 '일렉트릭시티(electricity·전기)'라고 불렀는데, 고대 그리스인들이 호박을 엘렉트론(elektron·햇빛 방울)이라 부른 데서 유래한 거예요.

그때부터 사람들은 유리병 안에 번개를 모으려고 시도했어요. 이후 전기를 보이지 않는 파동인 '전파'로 만들어내고 거기에 우리 목소리를 실어 온 세계로 보냈지요. 덕분에 타이태닉호 승무원들은 바다 한가운데서 조난 신호를 보낼 수 있었던 거예요. 이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지식 여행: 첨단 기술'(다림)은 천둥 번개가 디지털 세계로 이어지기까지 전기는 무엇이고, 어떻게 전기를 이용해서 멀리서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됐는지 이야기를 들려줘요.

18세기 전기 기술자는 전기의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는 공연자였어요. 유리 막대를 실크 손수건으로 문지른 뒤 그걸로 식탁에 놓인 깃털을 공중에 둥실 떠오르게 했어요. 정전기 발생기를 이용해 마술 같은 쇼를 보여줬던 거예요. 기술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해 1901년 전파를 사용해 영국에서 3400㎞ 떨어진 캐나다까지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됐고, 1974년엔 과학자들이 외계인과 교신하기 위해 최초로 우주에 전파 신호를 쏘아 보낼 수 있게 됐지요. 아직 답장은 오지 않았지만요. 다음에는 또 어떤 것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김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