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이 주의 책] 첫 미술관 만든 건 로마 교황?… 흥미로운 미술관 이야기

입력 : 2018.04.20 03:05

'미술관에 대한 모든 것'

미술사학자(史學者)이자 현직 유명 큐레이터(전시 책임자)인 크로바크, 코리차에크, 바네크 세 사람이 쓴 '미술관에 대한 모든 것'(주니어RHK)은 그동안 미술관에서 보지 못했던 곳으로 여러분을 안내하는 책이에요. 딱딱한 설명 대신 그림으로 정보를 보여줘 지루할 틈이 없어요. 접혀 있는 종이를 양옆으로 활짝 펼치면 미술관 내부 모습이나 전시회 장면을 큰 그림으로 한눈에 볼 수 있지요. '모나리자'처럼 잘 알려진 명화는 물론이고, 우리에게는 생소한 현대 미술 작품들도 곳곳에 배치해 관람하는 재미가 쏠쏠해요. 지난해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아동 도서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인 라가치상(賞) 예술 부문 우수상을 받은 책이랍니다.

미술관을 뜻하는 영어 단어 'Museum(뮤지엄)'은 '뮤즈(Muses)들의 집'이란 뜻의 고대 그리스어 'Museion(무세이온)'에서 유래했어요. 뮤즈란 그림을 그리거나 시·노래를 짓고 춤을 추는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여신을 가리키지요.

책 속 일러스트
/주니어RHK
미술관의 시작은 15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로마의 한 포도밭에서 고대 조각품이 발견되자 당시 교황이던 율리우스 2세가 포도밭 주인에게 그 조각품을 구입했어요. 망가진 부분을 손본 뒤 자신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바티칸 성당의 적당한 장소에 세워두었지요. 본격적인 미술관 형태는 17세기 바로크 시대에 시작됐는데요. 일부 교양 있는 귀족들이 예술품을 수집해 눈길이 자주 가는 자리에 진열했거든요. 특별히 소중한 작품은 햇빛과 먼지, 습기로부터 보호하려고 작품 앞에 커튼을 쳐 놓았어요.

미술관은 작품을 어떻게 수집할까요? 미술관은 주로 '구매'를 통해 새 예술품을 수집해요. '기부'는 미술관 입장에서 비용이 거의 안 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요. 예술가가 자신의 작품을 미술관에 '유산'으로 남기기도 해요.

모든 전시는 큐레이터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해요. 회계 담당자는 전시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알아보고, 홍보 직원은 전시회를 어떻게 알릴지 고민하지요. 해외 미술관이나 개인 수집가들에게서 작품을 빌리는 협상은 특히 어려워요. 미술관 직원 전체가 몇 년 동안 그 일에 매달리기도 해요.

작품은 전시회 열리기 약 한 달 전 미술관으로 옮겨져요.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특수 제작된 상자로 작품을 포장하지요. 예술품이 미술관에 도착하면 보존 처리 전문가들이 이동 중 손상이 없었는지 확인하고, 작품을 전시실에 설치하는 관리자는 드릴이나 절단 기계를 사용해 작품을 전시장에 설치해요. 그래서 '설치 전담반'은 전시회가 열리면 그 누구보다도 직원들로부터 감사 인사를 많이 받는답니다.



김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