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32] '삼수갑산'

입력 : 2018.04.12 03:00
경치 좋은 곳에 위치한 '산수갑산'이라는 음식점 앞에서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어요.

"배불리 먹고 나니 이제야 산수갑산이 제대로 눈에 보이네!"

"'산수갑산을 가더라도 일단 먹고 보자'는 속담이 생각나."

위 대화에서 '산수갑산'은 '삼수갑산(三水甲山)'을 잘못 알고 쓴 말이에요. '산과 물'을 한자어로 표현한 '산수(山水)'가 익숙하다보니 '산수갑산'이라고 잘못 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쁜 말 바른 말] [32] '삼수갑산'
/그림=정서용
삼수갑산은 함경남도에 위치한 '삼수'와 '갑산'의 결합말입니다. '삼수(三水)'는 압록강, 삼수동수, 어면강 세 개의 큰 물줄기가 합류하는 곳이고 겨울철 평균 기온이 영하 16~18도로 매우 춥고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이지요. '갑산(甲山)'은 개마고원 중심부에 위치해 있고 큰 산이 겹겹이 싸인 험한 곳이에요. 즉 삼수갑산이란 산세가 험한 데다 너무 추운 곳이라는 뜻으로 '몹시 어려운 지경'이나 '최악의 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말로 써야 해요. 즉 '삼수갑산'을 '산수갑산'으로 혼동하면서 그 뜻조차 '경치가 좋은 곳'으로 엉뚱하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삼수갑산을 가는 한이 있더라도 이번 일은 절대 양보 못 해!"

"삼수갑산을 가더라도 평화를 위협하는 일은 허용해선 안 된다."


류덕엽 서울북부교육지원청 장학관·전 삼릉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