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이 주의 책] 실크로드와 대탐험 시대… 인류의 역사 만든 여행 이야기

입력 : 2018.04.06 03:07

'우리가 몰랐던 여행 이야기'

여행은 낯선 세계를 만나러 가는 거예요. 그래서 여행을 하고 나면 머릿속이 온갖 색으로 가득 차지요. 상상만 해도 두근거리지 않나요? 프랑스 작가 잉그리드 토부아가 쓴 '우리가 몰랐던 여행 이야기'(씨드북)는 그런 점에서 특별해요.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거든요.

이 여행에는 장점이 있어요. 쌈짓돈 털어 비행기표를 살 필요도, 좁은 좌석에 몸을 구겨넣고 긴 시간 이동할 필요도 없어요. 그저 책을 펴고 책장만 술술 넘기면 돼요. 프랑스의 유명 삽화가 바루가 시대별 특징을 담은 그림을 곳곳에 그렸어요.

여행은 300만 년 전에서부터 시작돼요. 그 시절 사람들은 먹잇감을 찾아 먼 거리를 옮겨 다녔어요.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한곳에 머물기 시작했고, 가지고 있는 것과 갖고 싶은 걸 서로 맞바꾸는 상거래를 시작했지요.

인류는 무역을 하려고 수백 년 동안 길을 많이 닦았어요. 가장 오래된 길은 '향료의 길'이에요. 예멘에서 지중해로 이어지는 이 길로 2000년 전 몰약과 향료를 운반했어요. 중국인들은 7000㎞에 달하는 '비단길(실크로드)'을 열었고, 사하라 사막 북쪽엔 지금도 '소금길'이 있답니다.

책 속 일러스트
/씨드북
15세기부터 17세기까지는 '대탐험의 시대'였어요. 콜럼버스는 1492년 인도를 찾아 떠났다가 길을 잘못 들어 아메리카 대륙에 닿았지요. 인도로 가는 길은 1498년 바스쿠 다가마가 발견했어요. 그들은 왜 바닷길을 제대로 찾지 못했을까요? 지구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이에요. 탐험가들은 여행을 통해 지구를 이해할 수 있었어요. 새로운 땅을 발견할 때마다 지도를 그려서 실제 지구가 어떻게 생겼는지 파악했지요.

1522년 페르디난드 마젤란이 최초로 세계 일주를 했어요. 영국 탐험가 프랜시스 드레이크는 1577년 아메리카 남쪽 끝을 통과했지요. 덕분에 영국은 남아메리카 페루와 칠레에서 나오는 금은보석을 독차지할 수 있었어요. 전 세계의 신기한 식물, 채소, 과일, 동물이 유럽으로 모여들었고, 자연스레 의학, 천문학, 수학, 철학, 물리학, 예술이 크게 발전했어요. 중국이 먼저 발명한 나침반은 15세기 이탈리아 항해사들을 통해 터키로 전해졌답니다.

우리는 여행에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배우고, 지식과 사상을 나눠요.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다른 사람을 노예로 삼거나 학대를 일삼기도 했어요. 부끄러운 일이지만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꼭 기억해야 해요. 여행은 부끄럽지만 찬란한 인류의 역사를 만들어온 중요한 도구라는 사실을 말이에요.



김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