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경제 이야기] 여러 나라에 직접 공장·사무실 설치… 일자리 늘지만 수익 유출 부작용도

입력 : 2018.04.03 03:00

다국적 기업

얼마 전 자동차 제조 기업 한국GM(지엠)이 어려운 경영 상황을 이유로 우리나라 군산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해 큰 파장을 일으켰어요. 한국GM은 다국적(多國籍) 기업인 미국 GM(제너럴모터스)이 2002년 옛 대우차를 인수하면서 세운 한국 회사예요. 그런데 우리나라 내 자동차가 잘 팔리지 않자 미국에 있는 GM본사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거지요.

다국적 기업이란 다른 말로 글로벌 기업이라고도 해요. 일반적으로 어느 한 나라에 본사를 두고, 최소한 하나 이상의 다른 나라에 자회사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경영 활동을 벌이는 기업이랍니다. 우리나라에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이 대표적인 다국적 기업이에요.

인천에 있는 한국GM 부평 공장에서 출고를 기다리고 있는 차량들.
인천에 있는 한국GM 부평 공장에서 출고를 기다리고 있는 차량들. /성형주 기자
최초의 다국적 기업은 1600년 영국이 인도에 세운 '동인도 회사'로 알려져 있어요. 이어 네덜란드·프랑스도 인도에 동인도 회사를 세워 무역을 확대해 나갔지요. 이러한 회사 형태는 18세기 중반 시작된 산업혁명을 통해 국경을 초월한 무역으로 범위를 더욱 넓혀 갔어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유럽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다국적 기업이 출현하기 시작했지요.

다국적 기업은 경영 활동의 무대가 여러 나라에 걸쳐있기 때문에 본사의 결정이 본국뿐 아니라 자회사가 있는 다른 나라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쳐요. 우선 다국적 기업 본사가 있는 본국 입장에선 해외에 설립된 자회사에서 얻은 수익이 본국으로 들어와 또 다른 투자를 유발하기 때문에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반면 공장이나 사무실 등 다양한 생산 시설이 해외로 이전돼 본국의 일자리가 줄고 본국 경제를 활성화할 기회가 사라진다는 문제점이 있지요.

유치국 입장에서는 다국적 기업이 직접 공장과 사무실을 설립해 많은 돈을 투자하기 때문에 지역 경제를 활성하고 일자리를 많이 만든다는 장점이 있어요. 또 본사가 오랫동안 축적한 기술·경영 노하우가 현지인들에게 자연스럽게 전수되는 이점이 있지요.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오래 지속되면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다국적 기업이 유치국의 여러 영세한 기업들을 인수·합병하거나 유치국의 정치적 결정 과정에 깊숙이 개입하는 식으로 혼란을 줄 가능성도 있어요. 현재 미국 GM 본사도 우리나라 정부에 '한국GM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자금 지원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어요.

앞으로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다국적 기업의 활동은 더욱 활발해질 거예요. 다국적 기업의 활동이 본국과 유치국 양쪽에 모두 긍정적이면서도 시장경제 질서에 위배되지 않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인지 지켜봐야 할 거예요.


조운학 세명컴퓨터고 사회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