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30] '천정부지'와 '풍비박산'

입력 : 2018.03.29 03:06

'천장부지로 치솟는 물가 때문에 서민들 삶이 어려워지고 있어요.'

'아저씨가 사업에 실패해서 집안이 풍지박살 났대요.'

위 문장의 밑줄 친 말들은 모두 잘못 쓰인 낱말입니다. 그럼 어떻게 바꾸어야 할까요?

먼저 '천장을 모른다'는 뜻으로 물가 등이 한없이 오르기만 하는 걸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은 '천정부지(天井不知)'입니다. 순우리말로 '하늘 높은 줄 모름'으로 바꾸어 쓸 수 있지요. 한편 건물 지붕 아래쪽을 천정(天井)으로 혼동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천장(天障)이 맞아요. 순우리말로 '보꾹'이라고 하지요.

/그림=정서용
/그림=정서용

다음으로 '사방으로 날아 흩어진다'는 뜻으로는 '풍비박산(風飛雹散)'이 맞습니다. 한자대로 해석을 하면 '바람을 타고 우박이 흩어진다'는 뜻으로 어떤 계획이나 일 등이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산산조각 나듯 파탄에 이르는 것을 일컫는 말이지요.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어 젊은이들이 결혼을 미루고 있습니다."

"천장 인테리어 비용이 몇 년 전에 비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가상 화폐 투자 실패로 가정 경제가 풍비박산이 난 경우가 많다."

"미국 플로리다에 상륙한 허리케인으로 마을이 풍비박산이 났다."

류덕엽·서울북부교육지원청 장학관(전 삼릉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