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스포츠 이야기] 스포츠 요소 더한 연날리기… 곡예 비행 겨뤄요
입력 : 2018.03.28 03:11
스포츠 카이트
- ▲ 스포츠 카이트의 모습. /위키피디아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실린 '연날리기'라는 동요의 한 구절이에요. 이 동요가 발표된 1989년만 하더라도 연날리기는 많은 어린이의 취미 중 하나였어요. 요즘 어린이들 손에는 연줄 감는 얼레 대신 대부분 스마트폰이 들려 있긴 하지만, 지금도 한강시민공원처럼 사방이 탁 트인 공원이나 강변, 바닷가에 가면 여전히 아이들이 연 날리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어요.
우리나라 대표적 민속놀이인 연날리기는 고대 고분 벽화나 '삼국사기'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어요. 주로 높이 날리기나 연줄 끊기(연싸움)를 즐겼는데, 연싸움을 할 때는 쌀밥이나 민어 부레로 만든 풀에 유리 가루나 사기 가루를 섞어서 연줄에 발랐답니다. 그러면 연줄이 날카로워지면서 상대방 연줄을 잘 끊을 수 있었지요. 과거엔 연싸움으로 이름을 떨친 아이가 부잣집이나 권세 있는 집에 불려 들어가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고 해요.
이런 연날리기가 요즘에는 세계인이 즐기는 스포츠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어요. 얼레에 줄을 감고 하늘에 띄우는 전통적 연날리기가 아니라, 스포츠 요소를 더한 '스포츠 카이트(sports kite)'가 이색 스포츠로 주목받고 있는 거지요. 스포츠 카이트는 연을 2줄 또는 4줄로 조종하면서 시속 100㎞가 넘는 빠른 속도로 날리는 경기랍니다. 미국·유럽·일본 등에서는 스포츠 카이트가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어 '월드카이트챔피언십'까지 개최하고 있어요.
스포츠 카이트 경기는 '규정 경기'와 '발레 경기'로 나눌 수 있는데요. 규정 경기는 3~5분 동안 자유 비행해 주최 측이 요구하는 3~5가지 도형을 정확하게 그려내는 거예요. 발레 경기는 경기자가 스스로 선택한 음악에 맞추어 2~5분 동안 자유로이 연을 날리는 것으로 예술성·기술성 등을 기준으로 점수를 매긴답니다. 마치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채점하듯 하늘에서 연날리기를 겨루는 거지요.
스포츠 카이트 종류에는 현란한 곡예 비행을 하기 위한 '스턴트 카이트', 강한 힘을 만들면서 점핑·세일링 같은 묘기를 선보이는 '파워 카이트', 네 연줄을 이용해 다양한 비행을 즐기는 '쿼드라인 카이트' 등이 있어요.
스포츠 카이트를 즐기려면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어요. 너무 강한 바람이 불거나 천둥 번개가 치는 날씨엔 연을 날리지 말아야 해요. 또 전신주 주변이나 사람이 많이 모인 곳, 도로 주변도 피해야 합니다. 연줄이 강한 바람을 받으면 아주 팽팽해지고 움직임이 날카로워지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다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