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스포츠 이야기] 피프틴·서티?… "점수 낼 때 시계 사용한 데서 유래"
테니스
- ▲ 17세기 테니스 경기 모습을 그린 그림이에요. /위키피디아
기온이 풀리면서 스포츠를 즐기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어요. 특히 테니스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요. 올 초 우리나라의 정현 선수가 세계 4대 메이저 대회인 호주 오픈 4강에 오르면서 테니스를 배워보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거예요.
네트를 사이에 두고 라켓으로 테니스공을 치고 받으며 경쟁하는 구기 종목인 테니스는 12세기 프랑스에서 유행하던 '죄드폼(Jeu de paume·손바닥 게임)'에서 유래했답니다. 주로 귀족·성직자들이 즐긴 이 게임은 처음엔 맨손바닥으로 공을 치고 받는 것이었어요. 이것이 14세기쯤 영국에 소개되면서 라켓을 사용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해요.
테니스는 비교적 규칙이 간단해서 쉽게 시작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점수를 세는 방식이 다른 구기 종목과 달라 어리둥절할 때가 많아요. 0점을 러브, 1점을 피프틴(15), 2점을 서티(30), 3점을 포티(40)라고 부르기 때문이에요. 왜 이렇게 말하는 걸까요?
테니스를 이해하려면 먼저 '포인트' '게임' '세트'라는 용어를 알아야 해요. 시합 도중 내가 친 공을 상대방이 제대로 받아내지 못하면 나는 1점을 얻어요. 이때 점수를 '포인트'라 하지요. 4포인트를 먼저 얻는 선수가 1게임을 이긴답니다.
두 선수가 각각 3점(포인트)을 따서 동점이 되면 '듀스'라 해요. 그러면 한 선수가 다른 선수보다 2점(포인트)을 더 얻을 때까지 게임이 계속되지요. 역대 최장 게임 시간은 2011년 영국 윔블던 대회에서 나온 11시간 5분이라고 하니 대단하지요?
테니스에선 이렇게 6게임을 먼저 얻는 선수가 1세트(set)를 이겨요. 이런 방식으로 5세트 중 3세트(남자 기준)를 따야 경기에서 이기지요. 하지만 두 선수가 5게임씩 이겨서 5대5가 되면 '게임 듀스'가 돼서 어느 선수든 2게임을 연속해서 이겨야 해요. 만약 6대6이 되면 '타이 브레이크(tie break) 시스템'에 따라 이후 1게임을 먼저 이긴 사람이 승자가 된답니다. 경기 시간이 무한정 길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지요.
이처럼 테니스 점수법이 독특한 것은 초창기 프랑스인들이 점수를 셀 때 시계를 썼기 때문이라는 가설이 유력합니다. 시계를 4등분한 뒤 1점(포인트)을 얻을 때마다 15분씩 바늘을 옮겼기에 15, 30, 45 식으로 경기가 진행되었다는 것이지요. 세 번째 포인트를 포티파이브(45)가 아닌 포티(40)로 부르는 것은 발음을 쉽게 하기 위해서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0점을 '제로'가 아닌 '러브'로 부르는 이유도 숫자 0이 마치 달걀처럼 생겼다는 이유에서라고 해요. 프랑스어로 달걀을 뜻하는 뢰프(l'oeuf)가 영국으로 건너가 '러브'로 변했다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