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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피플] '은행의 은행' 수장… 44년 만에 처음으로 연임했어요

입력 : 2018.03.09 03:02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오종찬 기자

이주열(66·사진) 한국은행(한은) 총재가 4년을 더 한은 총재로 일하게 됐어요.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 달부터 임기(임무를 맡아보는 기간)가 시작되는 새로운 한은 총재로 이주열 현 총재를 지명했기 때문이지요. 한은 총재는 대부분 4년 임기를 마치고 자리에서 물러나는데, 이 총재처럼 한 번 더 일하는 것은 4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해요. 그만큼 경험과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뜻인데, 이 총재도 소식을 접한 후 "저 자신도 한은도 무척 명예스러운 일"이라고 기뻐했답니다.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난 이 총재는 고등학교까지 강원도에서 공부하고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어요. 이후 미국 유학을 가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지요. 스물다섯 살인 1977년 한은에 입행(입사)해 줄곧 한은에서만 근무했어요. 오는 2022년까지 임기를 꽉 채우면 한 직장에서 45년을 일하는 셈이에요.

그럼 이 총재의 직장인 한국은행은 뭐하는 곳일까요?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으로 '은행의 은행'이라고 불려요. 일반 은행과 달리 일반 사람들은 한국은행에 돈을 맡기거나 빌릴 수 없답니다. 그 대신 다른 은행으로부터 돈을 받아서 맡아주거나 은행에 돈을 빌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거예요. 우리나라엔 1909년 처음 생겼지요.

한국은행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화폐(돈)를 발행하는 거예요. 또 예금·대출 이자의 기준이 되는 '기준금리'를 조정해서 시중에 거래되는 돈의 양을 조정하지요.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리면 물가가 오르는 등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금리(이자율)를 올려서 돈을 거둬들이고, 돈이 부족하면 경기가 침체할 수 있으니 금리를 낮춰서 돈을 더 푸는 거예요. 또 정부에 필요한 돈을 빌려주거나 나라를 대표해서 외국 돈을 관리하기도 한답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민간 소비 증가율 같은 중요한 통계 자료를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발표해서 우리나라 경제를 분석하고 전망하는 일도 맡고 있지요.

한은 총재는 대통령이 후보자를 선택하면 국회 청문회를 거쳐 임명돼요. 국회의원들은 후보자가 도덕적 문제가 있진 않은지,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적합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묻지요. 그 결과 '한은 총재로 적합한 인물'이라는 결론이 나오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거예요.

신중한 성격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이 총재는 직장 내에서 별명이 '주얼리(jewelry·보석)'라고 해요. '이주열'의 영어 이름인 '주열 리'에서 따온 것인데, 직장에서 '보석'으로 여겨질 만큼 뛰어난 실력과 원만한 인간관계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전해져요. 이 총재가 앞으로의 4년도 잘 책임져 주길 바랄게요.

박세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