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장소]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 스키는 만리장성 너머 장자커우서 열려

입력 : 2018.02.27 03:03

베이징

평창 동계올림픽이 25일 끝이 났어요. 스포츠 팬들 눈은 벌써부터 다음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향하고 있는데요. 평창에 이어 4년 뒤 겨울 스포츠 축제가 펼쳐질 지역은 바로 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이랍니다. 2008년 하계올림픽 개최에 이어 14년 만에 같은 도시에서 또 한 번의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이지요.

베이징은 인류의 중요한 문화·역사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 역사 도시예요. 기원전 춘추전국시대 연(燕)나라 때 수도였으며, 요(遼)·금(金)·원(元)·명(明)·청(淸)나라 등에 걸쳐 800년 넘게 수도 역할을 했기에 도시 전체가 커다란 역사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모습. 2022년 동계올림픽 개·폐막식도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에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모습. 2022년 동계올림픽 개·폐막식도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에요. /슈나이더 제공
베이징은 광대한 중국 영토와 비교했을 때 동북쪽에 치우쳐 있어요. 또 세계의 많은 대도시가 큰 강이나 하천 등을 끼고 있는 것과 달리 베이징 시내에는 그런 지역적 특성이 없지요. 그런데 왜 베이징이 오랫동안 중국의 수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걸까요?

베이징이 중국 수도가 된 건 북방 민족과 관련이 깊어요. 중국 북동쪽 지역에 터를 잡고 살던 거란족(요나라)이나 여진족(금나라), 몽골족(원나라), 만주족(청나라)은 언제나 중원(中原·중국 한족이 사는 본영토)을 정복하고 싶어 했지요. 그래서 자신들의 본거지에서 중원과 가장 가까운 곳에 수도를 건립한 뒤 중국 대륙을 통치하려고 했어요. 또 베이징 시내는 매우 평평한 지형이기 때문에 직교(직선이 직각으로 엇갈리게 만드는 것) 형태의 계획적 도시 건립이 가능했어요. 베이징은 중국 역사에서 중화 문명과 북방 문명의 교차점이라 볼 수 있는 거예요.

베이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후퉁(胡同)'을 봐야 해요. 중국의 유명 작가 루쉰은 "베이징의 역사는 곧 후퉁의 역사"라고 말하기도 했지요. 원나라 때부터 발달한 후퉁은 베이징의 옛 성내를 중심으로 퍼져 있는 좁은 골목길이에요.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며 마치 바둑판처럼 규칙적으로 만들어져 있지요.

평창올림픽이 평창과 강릉에서 열린 것처럼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베이징과 장자커우(張家口), 옌칭(延慶) 등 3개 지역에서 분산 개최된답니다. 스키 종목은 장자커우, 썰매 종목은 옌칭에서 열린다고 해요.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베이징~옌칭, 베이징~장자커우를 20~50분 내 주파하는 고속철도를 만들고 이 지역들에 막대한 시설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에요. 특히 베이징과 장자커우시 사이 만리장성을 지하터널로 뚫는 대대적인 작업이 진행 중이랍니다.


박의현·창덕여중 지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