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지구상에 가장 많은 대형 동물… 되새김질 위한 4개의 위 가졌어요

입력 : 2018.02.22 03:11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우리나라와 북한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함께 입장을 했어요.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20년 전인 1998년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북한을 방문했던 시절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아요. 당시 소떼는 마치 '평화의 상징'처럼 보였거든요.

〈사진〉는 인간을 제외하고 지구상에 가장 많은 대형 동물 중 하나로 꼽혀요. 전 세계에 15억 마리쯤 있는 걸로 추정되는데, 우리나라에만 300만 마리 정도가 있어요. 소들의 무게를 모두 합하면 74억 인구의 몸무게를 합한 것보다 무겁다고 해요.

소
/박상훈 기자
소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가축이에요. 인간이 한 장소에 정착해 농사를 짓기 시작한 신석기 시대부터 소는 농경일을 돕는 가족의 일원이나 다름없었어요. 기원전 4500년쯤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소를 가축으로 키운 터 흔적이 남아 있어요. 우리나라에선 코뚜레(콧구멍 사이를 뚫어 끼우는 나무 고리)를 하고 달구지(소·말이 끄는 수레)와 쟁기(논밭 가는 데 쓰는 도구)를 채워 농사일을 많이 시켰는데, 먹이도 따로 챙겨주고 아플 땐 온 가족이 노심초사할 만큼 소중하게 생각했어요.

소는 크게 가축소와 야생소로 나눌 수 있는데요. 가축소는 주로 우유나 고기를 얻기 위해 키우고 우리나라 한우(韓牛)가 여기에 속해요. 야생소로는 물소나 들소, 야크 등이 있는데 북아메리카나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등에 많아요.

가축소는 크게 유럽소와 아시아소로 구분할 수 있어요. 유럽소는 어깨 높이가 1.8m 정도로 매우 큰 흑갈색 소에서 파생한 것으로, 뿔이 옆으로 뻗어 앞쪽으로 구부러진 뒤 끝이 위쪽으로 향하는 형태를 갖고 있어요. 반면 한우나 일본소 등 아시아소는 어깨에 혹이 있는 혹소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뿔이 앞쪽으로 구부러지지 않고 바깥쪽 위를 향하고 있는 게 특징이지요. 겁먹은 듯 크고 둥근 눈이 얼굴 옆면에 붙어 있어 귀 뒤쪽까지 대부분 살펴볼 수 있어요. 덩치는 크지만 긴 풀을 혀로 말아 아래턱 앞니로 씹어 먹는 초식성 동물이에요. 혀에 2만 개나 돋은 맛봉오리가 있어 쓴맛과 단맛을 잘 구분한다고 해요. 하루의 반 정도를 엎드려 있고 4시간 정도만 자는데, 6시간을 먹고 8시간을 되새김질하기 때문에 커다란 위가 거의 쉬지 않고 계속 움직여요.

되새김질이란 한번 삼킨 음식물을 다시 입안으로 토해서 잘게 씹은 후 도로 삼키는 것이에요. 소나 기린, 사슴 등 일부 초식동물에게서 볼 수 있는 특징이지요. 육식동물의 습격에 대비해 많은 양의 풀을 빨리 먹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일단 삼킨 뒤 나중에 음식을 다시 끌어올려 한 번 더 분해하는 거라고 해요. 그래서 소의 위는 반추위·벌집위·겹주름위·주름위 등 4개의 방으로 나누어져 있어요. 첫째 방인 반추위의 부피는 200L에 달하고, 음식이 10시간 정도 머물다 다시 입으로 올려져 되새김질을 한답니다. 되새김질을 하면 거친 풀도 잘고 부드럽게 변하고 소화도 잘돼요.


김종민 박사·전 국립생태원 생태조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