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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피플] 女 스노보드 金 딴 '천재 소녀'… "한국·미국 모두 대표해 영광"

입력 : 2018.02.16 03:02

클로이 김

클로이 김
/연합뉴스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어요.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스노보드(하프파이프) 종목에서 완벽에 가까운 묘기를 선보이며 금메달을 딴 한국계 미국인 클로이 김(18·사진)이에요. 그는 지난 13일 열린 결승에서 98.25점을 받아 2위를 차지한 중국의 류자위를 9점 가까이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답니다. 여자 스노보드 종목에서 최연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리는 순간이었어요.

클로이 김이 우승한 '하프파이프'는 원통을 반으로 자른 모양의 슬로프를 오른쪽 왼쪽으로 타고 내려오며 수차례 점프하는 공중 묘기를 선보이는 종목이에요. 올림픽에서는 세 차례 연기를 펼쳐 그중 최고점으로 순위를 결정하지요. 미국에서 '천재 소녀' 소리를 들어온 클로이는 일찌감치 1차 시기에서 선두를 차지해 우승을 예고했답니다.

클로이의 주특기는 '백투백 1080(2연속 3회전)'인데요. 여자 스노보드 선수 중에서 유일하게 클로이만이 할 수 있는 묘기예요. 오른발을 앞으로 하고 시계 방향 3회전한 뒤, 발을 바꿔 왼발을 앞으로 하고 시계 반대 방향 3회전하는 기술인데, 남자 선수도 무척 어려워하는 연기라고 해요. 클로이는 이 기술로 2016년 US그랑프리에서 여자 선수 최초로 사상 첫 100점 만점을 기록했어요.

클로이 김은 2000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롱비치에서 태어났어요. 그의 부모는 한국인으로, 1982년 단돈 800달러를 들고 미국으로 간 '이민 1세대'이지요. 아버지 김종진씨는 클로이가 네 살 때 처음 딸에게 스노보드를 가르쳤는데요. 딸이 상당히 재주를 보이자 여덟 살 때 친척이 사는 스위스로 '조기 유학'을 보내 2년간 훈련을 받게 하는 등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었답니다. 이 기간 김씨도 미국과 스위스를 오가며 딸의 훈련을 도왔고, 나중엔 생업을 접고 딸을 뒷바라지했다고 해요.

클로이는 2016년 미국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30명에 뽑히기도 했어요. '아메리칸 드림' 같은 그의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클로이는 평창올림픽 최고 스타 대접을 받고 있다고 해요. 가는 곳마다 사인과 사진 촬영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거예요.

클로이는 수시로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글과 사진을 올려 팬들을 즐겁게 해주는 선수이기도 해요. 예선 전날 '나 엄청 긴장돼!!'라고 썼다가 '추로스(스페인 전통 과자) 두 개 먹었다. 긴장될 땐 추로스 먹어보세요'라고 쓰는 식이지요. 미국 유명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클로이의 우승 기사 제목을 "날아올랐고, 회전했으며, 트윗했다"고 뽑았어요.

클로이는 우승 직후 "한국과 미국을 모두 대표한 것 같아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밝혔어요. 밝고 당당한 클로이의 태도가 정말 아름다워요.



박세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