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핫 피플] 한국계 첫 아이비리그大·세계은행 수장… 하버드대 총장 될까

입력 : 2018.02.02 03:03

김용 총재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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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인 김용(59·미국명 Jim Yong Kim·사진) 세계은행(IBRD) 총재가 차기 하버드대 총장 후보에 거론되고 있다는 뉴스가 전해졌어요. 김 총재 측은 "세계은행 총재직에 집중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하는데요. 만약 김 총재가 하버드대 총장이 되면 아시아계 이민자 최초의 하버드대 총장이 된다고 합니다. 한국계 최초의 아이비리그(다트머스대) 총장, 한국계 최초의 세계은행 총재를 넘어 또 다른 기록을 세울 수도 있는 것이지요.

그가 2012년 세계은행 총재에 취임했을 때 고(故)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에 이어 세계 정치·경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제기구를 한국인(한국계)이 이끌게 됐다는 사실이 큰 화제였어요. 세계은행은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와 함께 3대 국제 경제 기구로 꼽히는데, 주로 개발도상국에 개발 자금을 빌려주고 지원해주는 역할을 하지요.

김 총재는 서울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 부모님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이민 1.5세대예요. 아버지는 치과의사였지요. 학창 시절 졸업생 대표로 졸업식 고별 연설을 도맡던 우등생이었던 그는 아홉 살 때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암살 사건을 접하고 '세상의 불평등을 없애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해요. 이후 브라운대를 거쳐 하버드대 의학·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았어요.

하버드대학원 시절 아이티·페루의 오지 마을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벌였고, 이런 활동은 할리우드 톱스타 맷 데이먼·벤 애플렉이 공동제작한 다큐멘터리 '벤딩 디 아크'를 통해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어요. 하버드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에도 중남미 등에서 결핵 퇴치 운동을 벌였지요. 이후 2004~2006년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 국장을 지내며 보건 전문가로 이름을 떨쳤답니다. 2009년 다트머스대 총장에 올랐고,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추천을 받아 세계은행 총재에 취임했어요.

세계은행에 가장 많은 지원금을 내는 미국이 사실상 총재를 지명하는데, 당시 많은 사람이 "의사가 과연 국제 금융 기구를 이끌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가졌다고 해요. 그러나 김 총재는 "보건에 대한 투자야말로 빈곤 퇴치와 경제성장의 중요한 동력"이라며 최빈국에서 전염병이 확산되면 치료 자금을 자동으로 지원하는 '전염병 보험제도' 등을 만들었답니다. 이런 혁신에 힘입어 2016년 세계은행 총재에 또다시 선출됐고 오는 2022년까지 임기가 남아 있어요.

이번에 하버드대 총장이 되지 않더라도, 김 총재가 임기를 마무리하고 나면 어떻게 될지 모르죠. 그래서 그의 다음 행보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어요.



박세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