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22] '몇 일'과 '며칠'

입력 : 2018.01.31 03:11

"네 생일은 몇 년 몇 월 몇 일이니?"

"독감에 걸려 몇 일 동안 너무 힘들었어."

위 예문에서 어색한 점이 느껴지나요? 여기서 '몇 일'은 모두 '며칠'을 잘못 쓴 것입니다. 학생뿐 아니라 어른도 자주 틀리고 제대로 알고 쓰지 못하는 단어이지요.

먼저 '몇 년'과 '몇 월'은 고유어인 '몇'에 한자어인 '년(年)'과 '월(月)'이 이어진 말이에요. '몇 년'은 [ 년]→[면년]으로 소리 나고, '몇 월'은 [ 월]→[며 ]로 소리 나지요.

기사 관련 일러스트
그림=정서용
하지만 '몇 일'은 [ 일]→[며딜]로 발음하지 않고 [며칠]로 발음한답니다. '몇 일'이 '몇'에 '일(日)'이 이어진 말이 아니라는 얘기예요. 한글맞춤법 규칙에선 '하나의 고유어이면서 어원(語源)이 분명하지 않으면 원형을 밝혀 적지 않는다'고 하기 때문에 소리 나는 대로 '며칠'로 쓰는 거예요. '며칠'은 '그달의 몇째 되는 날'이라는 뜻과 '몇 날(동안)'이라는 뜻이 있어요.

"운동은 일주일에 며칠 정도 하는 것이 좋은가요?"

"올해 지방자치단체 선거일은 몇 월 며칠인가요?"

"26일 오후 3시에 비행기가 출발하면 브라질에는 며칠 몇 시에 도착하나요?"



류덕엽 서울북부교육지원청 장학관(전 삼릉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