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식물] 열대지방 사는 '생태계 파수꾼'… 바닷가 생물에 안식처 제공해요
입력 : 2018.01.30 03:11
맹그로브
거친 파도와 쓰나미(지진 해일), 소금기를 머금은 짜디짠 물. 바닷가는 식물이 살기 어려운 환경이에요. 그런데 열대·아열대 지역에는 강이나 바닷가에만 서식하는 특별한 나무가 있어요. 뿌리를 물속에 1m 정도 담그고 살아가는 '맹그로브(mangrove·사진)'랍니다.
맹그로브는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태평양의 섬 지역에서 살아가는 크고 작은 나무예요. 우리나라에선 보기 어렵지만, 필리핀이나 태국 같은 나라만 가도 맹그로브 숲을 쉽게 만날 수 있어요.
맹그로브는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태평양의 섬 지역에서 살아가는 크고 작은 나무예요. 우리나라에선 보기 어렵지만, 필리핀이나 태국 같은 나라만 가도 맹그로브 숲을 쉽게 만날 수 있어요.
- ▲ /위키피디아
맹그로브가 이처럼 특별한 모습으로 환경에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는 뿌리가 '호흡뿌리'이자 '버팀뿌리'이기 때문이에요. 바닷물 속 진흙 바닥에는 산소가 부족해 식물이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기 어려워요. 그런데 맹그로브는 구멍이 많이 뚫려 있는 뿌리 일부를 공기 중에 노출시켜 호흡하는 방식으로 척박한 환경을 이겨냈어요. 진흙이나 바닷물보다 위쪽으로 뿌리를 뻗어 부족한 산소를 흡수하는 거지요. 이렇게 길고 넓게 발달한 뿌리가 진흙에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 거예요.
요즘 맹그로브는 '생태계 파수꾼'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데요. 맹그로브의 넓은 뿌리 아래는 큰 그늘이 있는데 그 아래 이끼나 조개·굴 등 수많은 생물이 살기 때문이지요. 이런 먹이를 먹기 위해 물고기나 새우·진흙가재가 모여들어요. 맹그로브 잎을 씹어먹는 맹그로브 게는 먹고 남은 조각들을 떨어뜨려 바닷속 생물들에게 영양분을 주고요. 이처럼 풍성한 어장을 만들기 때문에 맹그로브 숲을 가리켜 '어부림(魚付林·물고기가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나무 숲)'이라고 부른답니다. 맹그로브는 지구온난화도 막아줘요. 맹그로브 숲 1헥타르(㏊)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1년에 35t이나 흡수해준다고 해요. 또 자연 방파제 역할을 해서 해일이 발생할 때 피해가 커지는 걸 막아주지요. 그래서 최근에는 맹그로브 숲을 더 적극적으로 조성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