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스포츠 이야기] 공기 저항 최소화해야… 우주선용 첨단 소재로 만들기도
입력 : 2018.01.30 03:11
빙상 경기복
- ▲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 선수 모습. /송정헌 스포츠조선 기자
보통 빙상 선수들은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상반신과 하반신이 하나로 이어진 일체형 경기복을 입어요. 옷의 무게는 300g 정도로 가볍고 두께도 1㎜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아주 얇지요. 날카로운 스케이트 날 때문에 선수들이 큰 사고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방탄(防彈) 소재로 경기복을 만든답니다.
경기복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세한 홈(오목한 부분)이 있는데요. 속력을 낼 때 공기의 흐름을 매끄럽게 해주는 역할을 해줘요. 골프공 표면에 촘촘히 팬 작은 홈(딤플) 덕분에 골프공이 공기 저항을 크게 받지 않고 멀리 날아갈 수 있는 것과 같지요. 허벅지와 엉덩이 부분은 꽉 조이게 만들어 강력한 출발을 도와주고, 후드(모자)는 피부에 딱 달라붙게 만들어 공기 저항을 최소로 줄여주지요. 이러한 경기복은 선수가 기록을 단축하는 데 큰 역할을 해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선 일본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 경기복이 화제가 됐어요. 눈에 확연히 띄는 황금색이기도 했지만 하반신에 속옷처럼 보이는 듯한 부분이 있어 논란이 일었거든요. 이는 제작업체가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4년에 걸쳐 개발한 첨단 신축 소재였다고 해요. 기술이 밖으로 유출되는 걸 막기 위해 올림픽이 끝나고 업체에서 선수들 경기복을 전부 회수했을 정도였지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미국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 경기복은 세계적인 전투기·미사일 제조업체인 록히드 마틴사가 만들었어요. 우주선 제작에 쓰이는 첨단 소재를 사용했고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디자인을 적용했지요. 머리와 팔다리 부분에는 작은 돌기를 만들어 공기 흐름을 더 원활하게 했다고 해요.
재밌는 건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결승선을 통과하고 나면 경기복 앞쪽 지퍼를 쭉 내린다는 건데요. 이는 스피드스케이팅 경기복이 벗어놨을 때 거의 'ㄱ(기역)'자 모양에 가깝게 90도로 꺾여 있기 때문이랍니다. 구부린 상반신과 얼음판이 거의 평행을 이루도록 해 공기 저항을 최소한으로 줄이려고 이렇게 경기복을 설계한 것이지요. 그래서 결승선을 통과하고 나면 선수들이 옷에 불편함을 느끼고 바로 앞 지퍼를 여는 거예요. 반면 쇼트트랙 선수들은 경기 직후 앞 지퍼를 내리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경기 도중 선수들 간 충돌이 많고 곡선 구간이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움직이기 편한 경기복을 입기 때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