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핫 피플] NHL 명감독의 딸, 평창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지휘해요
입력 : 2018.01.26 03:10
세라 머리 감독
- ▲ /조인원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우리나라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세라 머리(Murray·30·사진) 감독이 언론에 밝힌 심정이에요. 지난 20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을 확정하자, 머리 감독은 "역사적인 팀을 이끌게 돼 복잡한 감정"이라며 "가장 기량이 뛰어난 북한 선수 3명을 선발해 수비력이 중요한 포지션에 투입하겠다"고 말했어요.
이번 남북한 단일팀은 한국 선수 23명과 북한 선수 12명 등 35명으로 구성돼요. 원래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3명으로 정해져 있는데, 다른 나라 양해를 받아 특별히 더 많은 선수를 넣은 것이지요. 또 북한 선수를 매 경기 최소 3명 이상 출전시키기로 했답니다. 이를 두고 스포츠계에선 "어떤 선수를 쓸지는 감독 고유 권한인데 심각한 침해"라는 비판이 나왔지요.
이처럼 우리나라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남북 단일팀 결정 이후부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주목받는 팀이 됐어요. 그리고 그 중심엔 남북 단일팀 선수 기용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머리 감독이 있지요. 이 때문에 머리 감독에게는 요즘 국내 언론은 물론 미국 CNN 등 전 세계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해요.
2014년 우리나라 대표팀 감독으로 임명된 머리 감독은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에서 명감독으로 이름을 떨친 앤디 머리의 딸로 잘 알려져 있어요. 불과 26세 나이에 우리나라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을 땐 대표팀(미국·캐나다 이중 국적자)이나 감독 경력이 없어서 많은 사람이 의문을 가졌다고 해요. 그를 추천한 건 백지선(51)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으로, 백 감독이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요청으로 여자 대표팀 감독을 수소문하던 중 평소 친분이 있던 앤디 머리에게서 딸 세라 머리를 추천받았답니다.
선수들과 첫 대면 자리부터 "나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가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감독 말에는 예외 없이 모두 따라야 한다"고 말해 팀을 장악했고,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뒤 거의 매일 미국 미네소타에 있는 아버지와 통화를 하며 전술과 관련한 조언을 들었다고 해요.
단일팀에서 북한 선수가 경기에 너무 오래 나와도, 너무 짧게 나와도 이런저런 말이 나오기 쉽지요. 하지만 머리 감독은 "나는 가장 능력이 좋은 선수들을 중용할 것"이라며 "위(정부 등)에서 북한 선수 12명을 모두 쓰라고 시킨다 해도 무조건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했답니다. 머리 감독의 '원칙'과 단일팀이란 '특수 상황'이 올림픽에서 어떠한 결과를 보여줄지 많은 사람이 주목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