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20] '우유곽'과 '우유갑'

입력 : 2018.01.17 03:03

얼마 전 2018학년도 초등학교 1학년 입학생 예비소집이 있었어요. 아이들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안내하는 자료가 나갔는데, 그중 이런 내용도 있었답니다. "아이가 학교에 즐겁게 다니려면 우유곽 스스로 따기 등 기본 생활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위 문장에 있는 '우유곽'은 맞는 말일까요? 많은 사람이 생활 속에서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사실 정확한 표준말은 '우유갑'이랍니다.

그림=정서용
그림=정서용
여기서 갑(匣)은 물건을 담는 작은 상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따라서 나무로 된 상자를 목갑(木匣), 붓을 넣어두는 상자를 필갑(筆匣), 약을 넣는 상자를 약갑(藥匣)이라고 하지요. "이 손목시계를 빈 갑에 담아 두어라" "빈 갑을 활용하면 서랍 속을 깨끗이 정리할 수 있어" 등으로 얘기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우유가 담긴 상자는 우유갑, 성냥이 담긴 상자는 성냥갑, 담배가 담긴 상자는 담뱃갑같이 '―곽'이 아닌 '―갑'으로 써야 맞습니다.

갑은 수량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해요. 물건을 갑에 담아 그 분량을 세는 단위인 것이지요. 예를 들면 담배 한 갑, 분필 두 갑같이 쓸 수 있어요. 참고로 종이 상자에 담긴 화장지를 흔히 '각티슈'나 '곽티슈'라고 하는데, 이 역시 '갑티슈'라고 해야겠지요?



류덕엽 서울북부교육지원청 장학관(전 삼릉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