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핫 피플] 불우한 시절 극복한 '토크쇼 여왕'… 美 대선 후보로 거론

입력 : 2018.01.12 03:05

오프라 윈프리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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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날이 지평선 너머 밝아오고 있습니다!"

지난 7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Winfrey·64·사진)가 이렇게 외치자 많은 관객이 기립 박수를 보냈어요. 이날 윈프리는 "여성은 강하다. 이제 (성폭력에 대한) 진실을 밝히자"고 9분간 연설을 했답니다.

윈프리의 발언은 전 미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어요. 지난해 말 할리우드를 뜨겁게 달군 영화 제작자 와인스틴 성폭력 사건에 배우·감독들이 집단 항의하는 '미투 캠페인(Me too·나도 당했다)'이 한창인 상황에서 나온 것이었기 때문이지요. 실제 인터넷을 중심으로 '오프라 윈프리를 대통령 후보로 밀자'는 움직임이 나타났고, 트위터에는 그를 2020년 미국 대선 후보로 세우자는 뜻의 해시태그 '윈프리2020'이 확산되기도 했지요.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나도 오프라를 좋아한다. 하지만 (대선에 출마한다 해도) 내가 오프라를 이길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인기 토크쇼 진행자인 윈프리가 미국 대통령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는 건 그의 삶 자체가 미국인에게 '불굴의 의지'를 상징하기 때문이에요. 1954년 미시시피주 시골 마을에서 18세 미혼모에게서 태어난 윈프리의 어린 시절은 누가 봐도 불우했지요. 너무 가난해서 감자 포대로 옷을 만들어 입고 다녔고, 친구도 없어 집에서 키우는 동물들과 대화하는 게 유일한 놀이였다고 해요. 하지만 외할머니를 따라 교회에 나가면서 '읽고 말하는 것'에 재능을 보였고, 어른들로부터 '꼬마 웅변가'라는 별명을 얻었답니다.

윈프리는 아홉 살 때부터 사촌오빠 등 지인들로부터 수년간 성폭행 피해를 당하는 크나큰 아픔을 겪었어요. 절망감에 빠진 그는 마약에 손을 대며 방황했고, 14세에 임신해 낳은 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사망하는 굴곡 많은 10대 시절을 보냈지요.

하지만 고교 졸업 후 지역 라디오 방송국에 진행자로 취직하면서 윈프리의 인생은 완전히 역전했답니다. 풍부한 공감 능력과 따뜻하지만 조리 있는 말솜씨로 큰 인기를 얻으면서 1년 만에 전국적인 스타로 떠오른 거예요. 1986년 그의 이름을 딴 '오프라 윈프리 쇼'가 생겼고 이후 25년간 미국 전역에서 방송되며 큰 성공을 거뒀지요. 현재 그의 재산만도 약 30억달러(3조2000억원)에 달한다고 해요.

그는 2013~2017년 힐러리 클린턴, 미셸 오바마에 이어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여성' 3위에 꼽혔어요. 비록 지난해 한 방송 토크쇼에서 "공직 선거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했던 윈프리이지만, 일각에선 "윈프리는 사람들이 원하면 대선에 나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답니다.



박세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