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백 살까지도 사는 대표적 장수 동물… 껍데기 물렁한 겨울이 제철이죠
입력 : 2018.01.04 03:08
바닷가재
최근 우리나라에서 외국산 식용(食用) 바닷가재〈사진〉, 이른바 '랍스터(lobster)'를 낚시터에 불법으로 풀어놓은 뒤 낚시꾼들에게 입장료를 받아온 사람들이 경찰에 체포됐다는 뉴스가 나왔어요. 우리나라에선 모든 외국산 어종(魚種)은 정부 허가를 받아야만 낚시터에 풀어놓을 수 있어요. 외국 바닷가재가 혹시 가지고 있을지 모를 질병으로부터 국내 수산물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랍니다.
- ▲ /위키피디아
엄지발까지 포함해 큰 것은 1m가 넘고 무게는 20㎏까지도 나가지요. 대표적인 '장수(長壽)' 동물이라 일부 바닷가재는 100년까지도 산다고 해요. 바닷가재의 발은 5쌍인데, 첫째 쌍은 집게다리로 게 발보다 크고 강해 조개껍데기도 부수고 속살을 찢어먹어요. 다른 4쌍 다리는 걷는 용도로 쓰는데 새우 다리처럼 가늘고 길지요. 게와 다르게 몸이 길쭉하고 부채 모양처럼 생긴 꼬리도 있어 앞뒤로 능숙하게 헤엄을 쳐요. 육지와 가까운 바다 밑을 느리게 걸어 다니고, 보통 수심 4~50m쯤에 몰려 살지만 어떤 종은 1700m 깊은 바다에도 산답니다.
암컷은 보통 2년에 한 번씩 알을 낳아요. 한 번에 5000~10만개 이상 낳지요. 알을 알껍데기 안에 담은 뒤 11~12개월 동안 껌 같은 젤로 덮어 감싸 안고 다니다가 부화할 때가 되면 새끼들을 알껍데기 밖으로 흔들어 떨어뜨려요. 이때 마치 배에 오디(검붉은색 뽕나무 열매)를 다닥다닥 붙여 놓은 것 같이 보인다고 해서 '산딸기 랍스터'라고도 해요. 알은 지름이 1㎜로 아주 작고 구슬같이 둥글지요.
바닷가재는 수십 살이 돼서도 왕성하게 번식한답니다. 암컷은 수컷으로부터 받은 정자를 길게는 15개월 이상 몸에 저장해놨다가 6~9월 물 온도가 알맞을 때 수정을 해요. 부화한 알은 4~6주간 바다 위를 흘러다니는데, 새끼 바닷가재는 24번 이상 껍데기를 벗고 6~8살쯤 돼야 비로소 어획해도 될 정도로 커져요. 체중이 450g 나가는 작은 암컷은 알을 8000개 정도 낳고, 4㎏ 정도 되는 큰 암컷은 10만개 정도 낳기 때문에 나이가 많을수록 알도 많이 만들어요.
바닷가재는 벗은 껍데기를 자기가 모두 먹어치우는데, 헌 껍데기에 칼슘이 많기 때문에 새 껍데기를 단단하게 해주는 역할을 해요. 바닷가재 발에는 화학물질을 구분하는 털이 있어 먹이의 맛을 알아내고, 튀어나온 눈 자루에 동그란 눈이 있어요. 눈 아래에는 동그란 위(胃)가 붙어 있는데 그 안에 이빨이 있어서 음식물을 씹어먹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