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이주의 책] 안면 기형 가진 소년의 '평범하지 않은' 세상 도전기

입력 : 2017.12.22 03:11

'아름다운 아이'

책 '아름다운 아이'
/책과콩나무

"내가 평범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아무도 나를 평범하게 보지 않기 때문이다."

열 살 소년 어거스트 풀먼의 소원은 평범한 얼굴을 가진 평범한 아이가 되는 거예요. 태어나서 지금까지 수술을 스물일곱 번 받았어요. 그런데도 처음 어거스트를 본 사람들은 재빨리 고개를 돌려요. 안면(얼굴) 기형으로 태어났기 때문이에요. 어거스트는 자기 얼굴을 숨기기 위해 우주 비행사 헬멧을 2년 동안 쓰고 다니기도 했지요.

어거스트는 얼굴만 제외하면 평범한 소년이에요. 영화 '스타워즈'를 좋아하고, 컴퓨터 게임을 즐기고, 아이스크림을 사랑하는 아이죠. 가족의 사랑도 듬뿍 받아요. 친누나 비아가 "어거스트는 태양이고 나머지 가족들은 태양을 맴도는 행성들"이라고 표현할 정도로요.

오늘 소개하는 책 '아름다운 아이'(책과콩나무)는 홈스쿨링(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직접 가르치는 방식)을 받던 어거스트가 학교에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뤄요. 언제나 가족의 보호 속에서만 자라게 할 수 없다는 부모님 결정에 따라 어거스트는 처음으로 학교에 다니게 됐어요. 이 책은 어거스트의 초등학교 5학년 생활을 추적해요.

초등학교 시절 '작은 차이'는 엄청난 놀림거리가 되기도 하죠. 성씨가 좀 특이하거나 말씨가 좀 이상하면 그걸 여럿이서 놀리는 것처럼요. 남다른 외모를 한 어거스트가 어떤 처지가 됐을지 뻔하지 않나요.

아이들은 어거스트의 끔찍한 얼굴만 보고 괴물이라고, 전염병을 옮기는 병균이라고 피해 다녀요. 어거스트의 '전염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이야기를 나눈 뒤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든가 하는 이야기도 퍼져 나가요. 별명도 엄청나게 많이 생겼어요. 나쁜 것들로만요. 구토 유발자, 골룸, 이티(E.T.) 같은 별명들이지요.

어거스트가 당당할 수 있었던 날은 핼러윈. 가면을 쓰고 학교에 가니 어깨를 펴고 걸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몇 안 되는 친구라고 생각했던 잭이 어거스트를 흉보고 있는 거예요. 잭은 변장을 한 어거스트를 알아보지 못하고 어거스트 험담을 한거죠. 힘겹게 학교생활을 해 오던 어거스트는 충격을 받아요. 더 이상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포기하고 말지요. 어거스트는 안면 기형이라는 장애를 극복하고 결국 학교에 적응할 수 있을까요.

저자는 어거스트를 중심으로 친누나 비아, 같은 반 친구 잭, 또 다른 친구 서머 등 여섯 사람의 시점을 돌아가면서 각자의 이야기를 전해요. 어거스트의 관점과 잭의 관점이 교차하면서 반전이 드러나죠.

겉표지만 보고 책을 판단하지 말라는 말이 있어요. 얼굴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는 당연한 말이지요. 이 책의 매력은 고난을 극복하는 어거스트의 눈물겨우면서도 유쾌한 노력에 있어요.

미국에서 2012년 출간 후 뉴욕타임스 22주 연속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어요.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조만간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답니다. 원제는 '원더(Wonder)'.

양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