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꼬리가 가장 긴 펭귄… 국내 처음으로 부화 성공했어요

입력 : 2017.12.21 03:10

젠투펭귄

젠투펭귄
/위키피디아
얼마 전 국립생태원이 "국내 최초로 젠투펭귄이 부화에 성공했다"고 발표해 화제가 됐어요. 2012년 일본에서 들여온 젠투펭귄〈사진〉 두 쌍이 지난가을 알을 2개씩 모두 4개 낳았는데, 이중 두 알이 10월 31일과 지난달 11일에 부화해 새끼가 태어난 거예요. 5년 만에 부화에 성공한 아기 펭귄 두 마리가 아무 탈 없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으니 생태원의 경사예요.

젠투펭귄은 황제펭귄과 킹펭귄에 이어 세계에서 셋째로 몸집이 큰 펭귄이에요. 키 51~90㎝, 몸무게 4.5~8.5㎏까지 자라는데, 펭귄 중에서 가장 꼬리가 길죠. 걸을 때 빗자루처럼 생긴 긴 꼬리가 바닥을 쓸고 다녀요. 세계적으로 펭귄은 18종이 있는데, 가장 작은 종은 쇠푸른펭귄이에요. 키가 약 40㎝에 몸무게는 1㎏에 불과하지요.

젠투펭귄은 사실 황제펭귄만큼 아주 유명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부리와 발이 선명한 주황색에다 꼬리가 아주 길고 날렵해 그 나름대로 인기가 많아요.

더구나 시속 36㎞로 헤엄칠 수 있어 '물속에서 가장 빠른 새'이고, 수심 200m까지도 잠수할 수 있지요. 다 큰 젠투펭귄은 몸에 지방이 두껍게 축적돼 있어 펑퍼짐한 드럼통 같아요. 국립생태원에는 젠투펭귄과 함께 일본에서 들여온 턱끈펭귄도 있는데, 이 펭귄은 까만 부리에 얼굴 윤곽선도 검은색이라 마치 턱에 끈을 묶은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그렇게 부른답니다.

소란스러운 턱끈펭귄이나 아델리펭귄과 달리 젠투펭귄 둥지는 소란스럽지 않아요. 전투적이지 않고 온순한 편이거든요. 그래서 산란지에서 턱끈펭귄에게 밀려나기도 해요. 한곳에 많아야 6000쌍 정도가 모여 사는데, 다른 펭귄보다 작은 규모로 무리를 짓지요.

남대서양 포클랜드 제도 등 남반구 지역에 주로 모여 살지만, 상대적으로 따뜻한 북반구 아극지(亞極地)에서도 산답니다. 이곳에선 여름에 얼음과 눈이 녹고 녹색 이끼도 자라나지요.

펭귄은 헤엄을 잘 치지만 뒤뚱뒤뚱 느리게 걷기 때문에 바다 가까운 해안에 몰려 살아요. 얼음이 덮인 남극 땅 빙판 사이와 바위틈 등을 따라다니며 빠르게 육지와 바다를 오가지요. 남극의 초여름에 해당하는 11월이면 자그마한 돌을 모아 놓고 그 위에 알을 2개 정도 낳아요. 암컷과 수컷이 매일 번갈아 가며 알을 품는데, 6주쯤 후 부화한 새끼들이 부모가 부지런히 날라주는 먹이를 먹으며 한 달 후에 솜털을 벗어요. 어른 털로 덮인 펭귄은 이때부터 물에 뛰어들고 헤엄치며 사냥도 배우지요.

남극의 겨울인 5~6월이면 젠투펭귄은 더 따뜻한 북쪽으로 올라갔다 10월에 다시 남극 연안 산란지로 몰려들어요. 남극 바다에 널린 크릴새우 같은 갑각류를 주로 먹고 작은 물고기나 오징어도 먹어요. 새끼의 주된 천적은 도둑갈매기인데, 알과 새끼 펭귄을 채서 하늘로 날아가지요. 바다사자와 물개와 범고래도 펭귄을 잡아먹는 천적이에요.

남극엔 얼음이 많지만 정작 먹을 수 있는 물은 적어요. 젠투펭귄이 마시는 물도 염도(소금 비중)가 높아 특히 새끼 몸속에 나트륨이 너무 많다고 해요. 그래서 펭귄을 비롯한 많은 바다새의 눈 위엔 나트륨을 내보내는 소금샘이 있답니다.


김종민 박사·전 국립생태원 생태조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