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핫 피플] 가상화폐 '비트코인' 만든 개발자, 아직 베일에 싸여있어요

입력 : 2017.12.15 03:03

'나카모토 사토시'

온라인 가상 화폐인 '비트코인(bitcoin)' 열풍이 심상치 않아요. 지난달 말 1코인당 1000만원이던 것이 지난 8일 2500만원까지 치솟는 기현상이 벌어졌지요. 언론에선 "비트코인 광풍(狂風)이 불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어요.

비트코인은 디지털 단위인 '비트'와 동전을 뜻하는 '코인'을 합친 이름이에요. 인터넷에만 존재하기 때문에 만질 수도 볼 수도 없지요. 어떤 기관의 규제도 받지 않고 익명으로 사고팔 수 있는 데다, 인터넷만 있으면 누구나 거래할 수 있어 많은 사람이 주목하고 있어요.

[핫 피플] 가상화폐 '비트코인' 만든 개발자, 아직 베일에 싸여있어요

비트코인은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기존 화폐 시스템의 대안으로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어요. 2008년 '온라인 화폐 시스템'을 다룬 논문을 발표한 뒤 비트코인을 만들었지요. 국경없는 온라인 세상에서 환전할 필요 없이 현금처럼 사용하는 편리한 화폐를 만들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이름만 들으면 마치 일본인 같지만, 사실 그의 정체는 베일에 싸여 있답니다. '사토시'는 개발자가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 쓰는 '필명'일 뿐이지요.

수많은 언론이 사토시의 정체를 추적해왔어요. 2014년 미국의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는 로스앤젤레스 근교에 사는 64세 일본계 물리학자 나카모토 사토시(미국명 도리언 S. 나카모토)를 비트코인 개발자라고 보도했지요. 하지만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이라는 말을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반박하고, '진짜 사토시'가 커뮤니티에 "난 도리언 나카모토가 아니다"라는 글을 남기면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상태예요.

또 다른 유력한 '사토시'는 호주 사업가이자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크레이그 스티븐 라이트(Wright·47)인데요. 2016년 영국 공영방송 BBC와 단독 인터뷰하며 "내가 비트코인 개발자"라고 주장했어요. 그러면서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 '나카모토 사토시'란 필명을 쓰는 모습, 비트코인 개발자의 암호 키를 이용해서 서명하는 모습 등을 보여줬지요. 비트코인 재단에서도 "라이트가 비트코인 개발자"라고 인정하면서 드디어 '사토시'의 신원이 드러난 것처럼 보였어요.

그런데 일부 IT 업계에서 "기술적 증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하자, 라이트는 갑자기 "더 이상 증명할 방법도 없고 그런 의혹에 맞설 용기도 없다.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종적을 감췄답니다. 그래서 라이트가 정말 비트코인 개발자인지 아닌지 지금도 의견이 엇갈려요.

사람들이 '사토시'를 궁금해하는 건 그가 현재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그가 만약 비트코인의 전부 또는 일부라도 파는 날에는 비트코인 시장 전체가 휘청거릴 수 있지요. 또 새로운 '혁신가'를 만나고 싶어 하는 호기심 때문이기도 할 거예요.

 

박세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