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수소차, 수소·산소 결합할 때 생기는 전기로 달려요

입력 : 2017.12.13 03:07

[친환경 자동차]

석유 태워서 움직이는 내연자동차 환경오염으로 친환경차 수요 커져
전기·수소차는 매연 배출 않지만 배터리 충전·가격 극복해야해요

친(親)환경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요. 최근 유럽 등 많은 나라가 오는 2025년에서 2040년 사이 휘발유(가솔린)와 경유(디젤)를 연료로 쓰는 '내연기관 자동차(이하 내연자동차)'를 더 이상 팔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에요. 각국은 내연자동차가 배기가스 등 환경오염 물질을 너무 많이 배출한다는 이유를 들고 있지요.

이에 따라 많은 자동차 회사가 전기자동차나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같은 친환경 자동차 개발을 서두르고 있어요. 이를 두고 "미래에는 내연자동차가 아예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어요. 오늘은 내연자동차와 친환경차에 대해 알아보기로 해요.

◇미세 먼지 걱정 없는 전기차

우리가 '자동차' 하면 흔히 떠올리는 모델이 내연자동차예요. 휘발유나 경유 같은 화석(化石·fossil)연료를 태워서 엔진을 움직여 달리는 자동차죠. 화석연료란 먼 옛날 지구에 살았던 생물의 화석으로 만들어진 지하자원으로, 석탄·석유·천연가스 등이 있어요. 휘발유와 경유는 석유에서 추출해서 만든답니다.

내연자동차는 어떻게 움직이는 걸까요? 먼저 엔진 안의 연소실(실린더)에서 휘발유를 태워요. 그러면 온도와 압력이 아주 높은 기체가 만들어지는데, 이 기체가 연소실 내 피스톤을 위아래로 움직여주면서 피스톤과 연결된 엔진이 작동하지요. 주전자 물이 펄펄 끓을 때 뜨거운 수증기가 생기면서 주전자 뚜껑이 덜그럭거리는 모습을 생각하면 될 거예요. 이를 '열에너지가 기계(운동)에너지로 변환됐다'고 말해요.

내연자동차를 처음 발명한 사람은 1885년 독일의 카를 프리드리히 벤츠(Benz)였어요. 오늘날 독일 명차(名車)를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 '벤츠'의 설립자이지요. 그는 휘발유를 태워 엔진을 움직이는 삼륜차(바퀴가 3개 달린 차)를 개발했답니다.

내연자동차의 동력이 엔진이라면, 전기차의 동력은 전기 모터예요. 내연자동차가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듯, 전기차는 전기 충전소에서 배터리에 전기를 넣지요.

전기자동차 그래픽
그래픽=안병현
전기차는 에너지를 바꾸는 과정 없이 전기 모터의 회전으로 자동차를 움직이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일정한 에너지로 만들 수 있는 힘의 양)이 아주 우수해요. 전기차의 에너지 효율은 약 80%로, 에너지 100을 넣었을 때 80 정도가 자동차 움직이는 데 쓰이지만 내연자동차는 에너지 효율이 25%(휘발유 기준)에 불과해요.

전기차는 달릴 때 환경오염도 거의 없어요. 연료를 태우지 않기 때문에 질소산화물 등 배기가스나 매연이 하나도 나오지 않지요. 반면 내연자동차는 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배기가스와 미세 먼지가 많이 나와요.

그러나 전기차에도 단점이 있어요. 가장 중요한 문제가 배터리인데요. 전기차는 작은 리튬이온 배터리(전지) 수천 개에 전기를 충전해서 움직여요. 리튬이온이 음(-)극에서 양(+)극으로 흐르면서 전류를 만들고, 방전되면 전기 에너지를 충전해서 다시 쓰는 방식이지요. 다른 배터리보다 가볍고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기 때문에 우리가 갖고 있는 스마트폰에도 많이 사용돼요.

하지만 내연자동차가 주유소에서 5분이면 기름을 다 채울 수 있는 것과 달리, 전기차는 배터리를 한 번 충전(완속 충전기 기준)하는 데 7~8시간씩 걸려요. 또 완전 충전 뒤 달릴 수 있는 거리도 짧아, 내연자동차는 한 번 기름을 넣으면 최대 500㎞ 이상 갈 수 있지만, 급이 같은 전기차는 그 절반밖에 가지 못해요. 배터리를 수천 개 쓰기 때문에 가격도 상당히 높지요.

전기차가 환경을 해친다는 주장도 있어요. 도로를 달릴 때는 깨끗할지 모르지만, 충전소에서 쓸 전기 에너지를 만들려면 그만큼 기존 발전소에서 엄청난 화석연료를 써야 한다는 주장이지요.

◇수소·산소를 합쳐서 전기를 만들다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이하 수소차)는 전기를 에너지로 쓴다는 점에서 전기차와 같지만, 충전소가 아닌 자동차 내에서 전기를 직접 만들어 쓰는 자동차라는 점이 다르답니다.

수소차는 수소·산소의 화학작용으로 전기를 만들어요. 물(H₂O)은 강력한 전기 충격을 가하면 수소(H)와 산소(O)로 분해되는데요. 수소연료전지는 이 과정을 반대로 이용하지요. 수소를 자동차 내 탱크에 저장했다가 산소와 결합해서 물(수증기)과 전기를 만드는 것이에요. 이렇게 생산된 전기로 모터를 움직여서 자동차를 작동시키는 거랍니다.

수소·산소의 결합 과정에서 수증기만 배출하기 때문에 아주 깨끗한 에너지이고, 수소를 충전하는 시간도 휘발유와 비슷한 5분 남짓이면 충분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수소 1㎏은 보통 5000원 수준으로 1㎏만 탱크에 넣어도 한 번에 100㎞ 이상 달릴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이지요.

하지만 수소·산소 결합 과정에서 사용하는 촉매(觸媒·반응 속도를 높이거나 낮추는 효과가 있는 물질)인 백금(白金·platinum)이 너무 귀하고 비싼 광물이라는 게 문제예요. 그래서 많은 과학자는 백금 말고 다른 촉매를 찾으려고 노력 중이랍니다. 그중엔 탄소를 아주 얇게 펴서 만든 그래핀도 있는데, 백금 가격의 10분의 1에 불과하고 단단해서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해요.

이처럼 내연자동차와 친환경차의 장단점이 뚜렷하다 보니, 현재는 이 두 가지를 결합한 차가 인기를 끌고 있어요. '하이브리드차'가 대표적이지요. 내연자동차의 엔진과 전기차의 모터를 동시에 갖춘 차로, 일정 속도 이상을 달릴 때는 연료를 태우면서 내연자동차처럼 움직이고 그 아래일 때는 전기차처럼 전기 모터로 달리는 모델이에요. 자동차가 작동할 때 만들어지는 전기를 사용하지요.

이를 좀 더 전기차에 가깝게 전기를 충전소에서 충전할 수 있도록 개량한 모델이 요즘 나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랍니다.





송준섭·과학 칼럼니스트 기획·구성=박세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