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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피플] 대중문화의 마법사… 평창올림픽 개·폐회식 지휘해요

입력 : 2017.12.08 03:08

송승환

송승환
/오종찬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이 64일 앞으로 다가왔어요. 올림픽 시작을 알리는 개회식과 끝을 알리는 폐회식은 각각 내년 2월 9·25일 오후 8시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펼쳐져요. 보통 개·폐회식은 개최지 문화와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행사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 때문에 어떤 내용으로 채워질지 관심이 높지요.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을 연출하는 사람은 송승환(60·사진) 총감독이에요. 아역 배우로 출발해 연극배우이자 성우, 탤런트이자 뮤지컬 제작자로 대중문화계에서 종횡무진해 온 인물이지요.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세계로 뻗어가는 '모던 코리아'의 모습을 담아내겠다"고 강조했답니다.

서울에서 태어난 송 감독은 초등학교 3학년 때 KBS 주최 이야기 경연 대회에 나가 1등을 차지한 걸 계기로 방송 생활을 시작했어요. 라디오 드라마 '은방울과 차돌이'에서 차돌이 역할을 맡아 아역 성우로 데뷔했지요. 당시 부모님 사업이 실패해 꼬마 송승환의 방송 출연료가 온 식구의 생계비였다고 해요. 분장실에서 시험공부를 하며 가장(家長) 노릇을 해야 했지만 그는 당시를 "재밌는 일 하면서 돈 벌어 엄마 아빠 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고 기억한답니다.

한국외국어대에 입학했지만 2년 만에 중퇴한 그는 탤런트, 영화배우, 라디오 DJ 등으로 젊은 시절을 아주 바쁘게 보냈어요. 아침에 드라마 찍고, 낮에 연극 공연하고, 저녁에 쇼 MC와 라디오 DJ를 하는 식이었다고 해요. 그러던 1985년 어느 날 돌연 미국 뉴욕으로 떠났답니다. "20대 젊은 나이에 넓은 물에서 많이 보고 느끼고 싶다"는 이유였는데, 뉴욕에서 좌판을 펼쳐놓고 장사하고 한인 방송에서 아르바이트하며 4년을 보냈다고 해요.

1989년 귀국한 그는 기획사를 세운 뒤, 가수 강수지 데뷔 앨범을 만들고 이승환·변진섭 등 당대 유명 가수들 콘서트 기획을 맡는 일을 시작했어요. TV 방송 드라마에 여럿 출연하며 중견 배우로서 탄탄한 경력도 쌓았지요. 그러다 1996년 비(非)언어극 '난타'를 기획했어요. 지인에게서 우연히 '유럽에는 두들기기만 하는 연극이 있다더라'는 말을 들은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해요.

1997년 처음 선보인 공연 '난타'는 배우들 대사 한마디 없이 오직 사물놀이 장단과 타악기 소리로만 100분을 채워요. 당시로선 매우 생소한 형태였지만 소문이 퍼지면서 관객이 많이 모였고, 2003년 한국 공연 작품으론 최초로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했지요. 지난 2014년엔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하는 대기록도 세웠답니다.

송 감독은 평창올림픽의 개·폐회식 주제가 '피스 인 모션(행동하는 평화)' '넥스트 웨이브(새로운 미래)'라고 밝혔어요. 자세한 내용은 비밀이지만, 평화와 염원을 전 세계에 전달할 거라고 해요. '난타'로 우리 공연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송 감독이 평창에선 어떤 마법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돼요.

박세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