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13] '일체'와 '일절'

입력 : 2017.11.29 03:07
최근 한 정치인의 인터뷰 내용이 TV 뉴스 시간에 방송됐어요. 그 정치인은 "당시 대통령께서는 어떠한 경우라도 관련 기관에서 일체 돈을 받지 말라고 하셨습니다"라고 말했는데요. 이를 방송한 TV 화면 자막은 '일체'라는 말 대신 '일절'로 바꾸어 표시했답니다.

그렇다면 인터뷰 속 대사는 '일체'와 '일절' 중 어느 것이 맞을까요?

[예쁜 말 바른 말] [13] '일체'와 '일절'
/그림=정서용
한자 '一切(일체·일절)'에서 '切'은 '모두 체'와 '끊을 절'이라는 두 가지 뜻과 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황과 맥락에 따라 '일체'로 읽어야 할 때가 있고, '일절'로 읽어야 할 때도 있지요. '일체'는 '모든 것, 전부, 온갖 것, 완전히' 같은 뜻을 나타내고, '일절'은 어떤 내용을 부인하거나 행동을 금지할 때 쓰는 말로 '전혀, 절대로~ (아니다)'라는 뜻을 나타냅니다.

따라서 '돈을 받지 말라'는 의미를 전달하려 했던 정치인은 부정의 의미인 '일절'이라고 해야 적절한 것이었지요. 화면 자막이 맞게 표시한 셈이에요. 그럼 다음 예문을 통해 '일체'와 '일절'의 쓰임을 다시 확인해볼까요?

"이번 행사에서는 참가비가 일체 무료입니다." "유일한 박사는 재산 일체를 사회에 기부했습니다." "김영란법이 정착되면 공직자 비리가 일체 사라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치인들이 정치 자금을 일절 받지 않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우리 가게에서는 외상을 일절 사절합니다." "이제부터 판촉 활동을 일절 금지합니다."


류덕엽 서울북부교육지원청 장학관(전 삼릉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