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이 주의 책] 시간을 도둑맞은 사람들… 오늘의 소중함 일깨워줘요
입력 : 2017.11.24 03:07
'모모'
"시간은 황금"이라는 말을 들어봤을 거예요. 동그란 시계 모양 시간표에 '잠자는 시간' '숙제하는 시간'을 표시하면서 깨닫죠. 시간은 정해져 있고, 그 시간을 얼마나 잘 쪼개 쓰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다고요. 낭비하는 시간을 줄여야 성공할 수 있다는 충고도 많이 들었을 거예요. 그런데 모두가 시간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모모'(비룡소)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예요. 책 속에는 회색 옷에 회색 가방을 들고 회색 차를 타고 다니는 회색 인간들이 나와요. '시간 저축은행'의 영업 사원들이죠. 사람들한테 "시간을 절약해서 우리한테 맡기세요. 그럼 행복해질 거예요"라고 말해요.
'모모'(비룡소)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예요. 책 속에는 회색 옷에 회색 가방을 들고 회색 차를 타고 다니는 회색 인간들이 나와요. '시간 저축은행'의 영업 사원들이죠. 사람들한테 "시간을 절약해서 우리한테 맡기세요. 그럼 행복해질 거예요"라고 말해요.
- ▲ 이탈리아에서 2001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모모’. /위키피디아
주인공 모모는 달라요. 폐허가 된 원형극장에서 부모 없이 사는 검은색 더벅머리 소녀 모모는 늘 시간이 충분하죠. 특기는 사람 말 잘 들어주기. 마을 사람들은 "아무튼 모모에게 가보게" 하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어요. 어린 소녀 모모와 상담하면 문제가 절로 해결됐으니까요.
그러나 회색 인간들이 등장하면서 상황은 바뀌었어요. 사람들은 모모를 찾아갈 시간에 돈을 벌었어요. 모모 곁에는 오랜 친구인 도로 청소원 베포 할아버지와 관광 안내원 기기만 남아요.
모모는 이 모든 일이 회색 인간들의 음모라는 걸 알게 돼요. 회색 인간들은 평범한 사람들의 시간을 저축해서 늘려주는 게 아니었어요. 인간의 시간을 훔쳐서 그 시간을 사는 기생충 같은 존재였던 것이죠. 모모는 이 사실을 마을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해요. 그러나 회색 인간들은 무서운 존재예요. 모모가 자기들에게 방해된다고 생각하고 처치하려 하지요. 모모와 친구들은 이런 회색 인간들의 위협을 물리치고 마을 사람들에게 예전 같은 삶을 되찾아 줄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이 먼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요. 모모의 모험을 통해 책은 지금 우리가 어떻게 시간을 쓰고 있는지 물어요. 올해 '한 번 사는 인생, 하고 싶은 일 다 해보자'는 뜻의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운동이 화제였죠.
'모모'는 독일 동화 작가 미하엘 엔데(1929~1995)가 1973년 펴냈지만,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40년이 지난 지금 우리에게도 여전히 의미 있다는 뜻일 거예요. 한국어로는 1999년 처음 번역됐는데, 최근 150만부 판매 기념 특별판이 나올 정도로 사랑받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