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경제 이야기] 돈 모아 이윤 나눈 첫 주식회사는 '17세기 동인도회사'

입력 : 2017.11.17 03:06

[주가와 주식시장]

주가 오르면 투자자 재산 늘어나고 기업은 투자 확대로 경제 활성화
최근 2500선 돌파한 '코스피 지수'… 1980년보다 주가 25배 오른 셈이죠

우리나라에서 '코스피 2500 시대'가 열렸어요. 얼마 전 증시에서 코스피(증권거래소 주식시장)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500을 넘은 거예요.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다, 국내 기업들 실적이 탄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어요. 이처럼 주가지수는 한 나라의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이지요. 오늘은 주가와 주식시장에 대해 알아볼게요.

◇네덜란드에서 싹튼 주식시장

어떤 기업이 공장을 세우고 물건을 만들려면 돈이 많이 필요해요. 공장을 지을 땅도 있어야 하고 기계도 들여야 하고 근로자에게 월급도 줘야 하지요. 하지만 그렇게 큰돈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많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모으게 돼요. 이때 기업이 투자자들에게 주는 증서는 '주식(株式)', 주식을 팔아서 세운 회사는 '주식회사', 주식을 산 사람은 '주주(株主)'라고 하지요.

주식은 물건처럼 누구나 사고팔 수 있는데, 주식을 사고파는 곳을 '주식시장'이라고 해요. 우리나라의 한국거래소,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등이 있지요.

우리나라에‘코스피 2500 시대’가 열렸어요.
우리나라에‘코스피 2500 시대’가 열렸어요. 주가가 오르면 보통 개인 투자자들 재산이 늘고 기업의 투자 활동이 활발해져 나라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답니다. /김연정 객원기자
주식이 처음 등장한 건 17세기 유럽이었어요. 당시 영국·스페인·네덜란드 등 유럽 각국은 인도, 동남아시아를 상대로 하는 무역을 독점하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지요. 특히 네덜란드는 후추·커피·사탕·면직물 등을 수입해 유럽 여러 나라에 비싸게 팔아서 큰 이윤을 남겼어요.

하지만 배를 타고 무역을 한다는 건 위험 부담이 컸어요. 예기치 못한 태풍이나 질병을 만나거나, 해적의 약탈로 빈손으로 돌아오는 일도 많았거든요.

1602년 네덜란드 정부가 무역 회사 간 과도한 경쟁을 막기 위해 이들을 통합한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를 세웁니다. 그러면서 막대한 자금을 댈 수 있는 새로운 운영 방식을 도입하는데요. 투자자들에게 돈을 받고 주식을 나눠준 뒤 배가 돌아오면 투자한 금액만큼 이윤을 나눠 갖기로 한 거죠.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가 탄생한 것이에요. 주식을 사고파는 사람이 많아지자 네덜란드에는 세계 최초의 주식시장인 '암스테르담 증권거래소'도 생겼어요.

◇주가는 왜 오를까?

보통 금리(은행 이자율)가 높으면 주식가격(주가)이 떨어지고, 금리가 낮으면 주가가 올라요. 금리가 높으면 이자를 많이 받기 위해 저축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줄기 때문이지요. 반면 금리가 낮으면 저축하는 대신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많아져 주가가 오른답니다.

기업 매출이 늘어도 주가가 오르지요. 기업이 장사를 잘해 투자자들이 더 많은 배당금(회사의 이익 분배금)을 받을 수 있게 되면, 그 기업 주식을 사려는 사람도 많아져 주가가 올라요. 정부가 특정한 산업이나 기업을 지원할 때도 해당 기업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답니다.

주식시장에는 다양한 회사 주식이 거래돼요. 어떤 회사 주가는 올라가고 어떤 회사 주가는 떨어지지요. 그래서 전체 주식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판단하려면 주가가 평균적으로 올랐는지 떨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주가지수'가 필요하답니다. 한국의 코스피, 미국의 다우존스, 일본의 닛케이 등이 있어요.

코스피 지수는 현재 거래되는 주식 가격이 과거보다 얼마나 뛰었는지 보여주는 것이랍니다. 우리나라는 1980년 1월 4일을 기준으로 당시 시가총액을 100포인트로 잡고 현재 시가총액을 여기에 비교해 구하지요.

예를 들어 현재 코스피 지수가 2500포인트라고 하면 현재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 가격이 평균적으로 1980년 1월 4일에 비해 25배 올랐다고 해석할 수 있답니다.

주가와 관련해 가장 유명한 사건이 1929년 10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벌어진 '검은 목요일(Black Thursday)'이에요. 주가가 갑자기 크게 떨어지며 미국 전역을 대공황으로 몰고 간 사건을 말하지요.

1920년대 미국은 풍부한 자원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었어요. 하지만 여윳돈이 과도하게 주식시장으로 몰려들면서 주가가 실제 기업 가치보다 높아지는 '거품 현상'을 보였지요.

1929년 10월 24일 목요일, 수많은 투자자가 갑자기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치우기 시작하면서 주가가 폭락합니다. 많은 사람이 파산했고, 은행과 기업 수천 곳이 문을 닫았어요.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지요.

한 기업의 주가가 오르면 주주들 재산이 늘어나 경제적으로 풍족해져요. 기업도 주식을 더 많이 발행해 돈을 쉽게 모을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에 투자할 기회가 생기지요.

하지만 주가가 떨어지면 개인 재산이 줄어들고 기업도 돈이 부족해 생산과 일자리를 모두 줄여야 하기 때문에 나라 경제 전체가 어려워질 수 있어요. 주식을 잘 사고팔면 개인과 기업, 나라 모두가 이득을 보지만, 섣불리 거래하면 모두가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많이 공부하고 신중히 해야 한답니다.


☞PER(주가수익비율)

주식을 살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내가 얼마나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까예요. 이때 유용한 지표가 'PER(Price Earning Ratio)'랍니다. 주식 가격을 주(株)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이지요.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의 주식 가격이 1만원이고 1주당 수익이 1000원이라면 PER는 10이에요.

보통 기업의 순이익이 주식 가격보다 크면 클수록 PER가 낮게 나타나요. 따라서 PER가 낮으면 기업 가치가 실제보다 낮게 평가돼 있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어요. 반면 PER가 높으면 실제 이익에 비해 주가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일반적으로 PER가 10 이하이면 '저PER주'로 분류하고, 투자할 가치가 있는 주식으로 본답니다.


심묘탁 ㈔청소년교육전략21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