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장소] 美 자본주의 상징하는 '세계경제 중심지'… 9·11 테러 겪기도

입력 : 2017.11.14 03:02

뉴욕 맨해튼

미국 뉴욕시 맨해튼
/위키피디아
얼마 전 미국 뉴욕시 맨해튼〈사진〉에서 테러가 또 발생했어요. 극단주의 무장 단체 이슬람국가(IS) 관련자로 추정되는 한 청년이 트럭을 몰고 자전거 도로로 난입해 많은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만든 거예요.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건을 2001년 9·11 테러 이후 뉴욕에서 생긴 최악의 공격으로 보고 수사 중이랍니다.

뉴욕은 미국 동부에 있는 경제·문화·예술 중심지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도시 중 하나예요. 맨해튼·브롱크스·브루클린·퀸스·스태튼섬 등 다섯 자치구로 이뤄져 있는데, 그중에서도 핵심 지역이 맨해튼이지요. 서울의 10분의 1 크기에 약 160만명이 거주하고 있어요. 우리가 흔히 '뉴욕' 하면 떠올리는 초고층 빌딩 숲, 세계적 금융기관이 밀집한 월스트리트, 바쁜 걸음으로 출근하는 뉴요커들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맨해튼이랍니다.

맨해튼은 서쪽으로는 허드슨강, 북쪽에는 할렘강, 동쪽에는 이스트강으로 둘러싸인 섬이에요. 원주민(인디언) 언어로 '언덕이 많은 섬'이라는 뜻으로, 1609년 영국 탐험가 헨리 허드슨이 뉴욕만(灣)에 도착하면서 본격 개발이 시작됐어요. 1626년 네덜란드 정부가 본국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이 살 땅을 마련하려고 맨해튼을 원주민에게 사들였는데요. 당시 식민지 총독이 인디언 추장에게 건넨 돈은 불과 60길더(약 24달러). 그것도 현금이 아닌 귀걸이·목걸이 같은 장신구로 줬답니다.

1664년 영국·네덜란드 전쟁에서 영국이 이기면서 맨해튼은 영국 땅이 됐어요. 영국 정부는 맨해튼을 포함한 허드슨강 일대를 영국 왕족인 요크 공작 이름을 따 '뉴욕(New York)'이라고 이름 붙였답니다. 1819년 허드슨강 연안과 미국 동북부 내륙을 잇는 이리 운하(Erie Canal)가 개통되면서 맨해튼은 미국의 중심지로 발돋움하기 시작했어요.

맨해튼은 이민자의 도시라고 하는데요. 식민지 시절 유럽 이민자 상당수가 맨해튼을 거쳐 미국으로 들어왔기 때문이에요. 처음에는 유럽 출신이 대부분이었지만, 19세기 이후 중국인, 히스패닉, 흑인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몰려들었지요. 맨해튼 인근 리버티섬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은 그런 이민자들을 환영해주던 상징물이에요. 바로 그 옆 엘리스섬에는 1892~1954년 수많은 이민자를 상대로 입국 심사를 하던 이민국이 있었는데, 지금은 미국 이민의 역사를 기록한 '이민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면서 맨해튼은 세계경제의 중심지가 됐어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Empire State Building)은 1931년 완공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으로 유명해졌어요. 맨해튼 남쪽은 뉴욕 증권거래소와 국제 금융기관이 밀집한 월스트리트가 있지요. 이처럼 맨해튼은 미국식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곳이라서, 2001년 9월 11일에는 반미(反美) 무슬림 무장 조직이 자행한 테러로 3000여 명이 사망하는 비극적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어요. 지금도 맨해튼 동쪽 국제연합(UN) 본부 앞은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시위대로 북적인답니다.



박의현·창덕여중 지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