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불·바람·원자력으로 거대 '터빈' 돌려 전기 만들죠

입력 : 2017.10.25 03:34

[전기를 만드는 방법]

석탄·우라늄 등 다양한 재료 활용해 터빈 이어 발전기 돌려서 전기 생산

원전, 효율 높지만 안전하게 지어야
정부 "신재생 에너지 확대" 밝혔죠

최근 정부가 신고리 원자력 발전소(이하 원전) 5·6호기 건설을 다시 시작하기로 결정했어요. 한창 진행 중이던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중단시킨 채 시민참여단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59.5%가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고 답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정부는 "새로운 원전 건설은 모두 중단하고 신재생 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어요. 탈(脫)원전 정책도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이름을 바꿔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필요한 전력의 30%를 원전으로 만들고 있어요. 석탄으로 만드는 전기가 39.6%로 가장 많고, 원자력이 그다음이지요. 신재생 에너지로 만드는 전기는 아직 전체의 4.8%에 불과해요. 그렇기 때문에 원전을 더 이상 짓지 않으면 그만큼의 전력을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야 한답니다. 전등을 밝히고, 공장을 돌리고, 스마트폰을 충전하고, 심지어 자동차까지 전기로 달리는 세상이 되고 있으니까요. 오늘은 전기에 대해 알아보기로 해요.

◇터빈을 빠르게 돌려라!

우리가 매일 쓰는 전기는 사실 자연 속에서도 볼 수 있어요. 먹구름 낀 하늘에서 번쩍번쩍 치는 번개나, 옷을 벗을 때 찌릿찌릿하게 느껴지는 정전기가 대표적이죠. 이런 현상은 물질 속에서 전자가 이동하면서 벌어지는 거예요. 이런 흐름을 전류라고 부른답니다.

[재미있는 과학] 불·바람·원자력으로 거대 '터빈' 돌려 전기 만들죠
/그래픽=안병현
발전소는 전기를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전력 공장'이에요. 이 공장에서 전기를 만들기 위해서 아주 다양한 원료를 이용하는데요. 석탄이나 석유, 천연가스, 물, 우라늄, 태양열, 태양광, 바람 등을 모두 전기를 만드는 재료로 사용하고 있어요.

발전소에서 전기를 만드는 데는 두 가지 장비를 사용해요. 바로 '터빈'과 '발전기'예요. 터빈은 빙글빙글 돌아가는 거대한 기계 장치이고, 발전기는 구리선 다발(코일)이 둘러싼 거대한 자석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터빈과 발전기는 긴 축으로 연결돼 있어, 터빈이 빠르게 회전하면 그에 따라 발전기가 돌면서 전기를 만드는 거랍니다.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는 공장이나 학교, 집으로 갈 준비를 해요. 우선 전기의 힘, '전압'을 크게 키워야 해요. 전기를 실어나르는 전선에는 저항이 있어 보내는 동안 전력이 손실될 수 있거든요. 전력 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전압을 높이는 거예요. 이렇게 전압을 높이는 곳을 '송전용 변전소'라고 해요. 발전기에서 만든 전압이 통상 1만2000~2만2000V(볼트)인데, 송전용 변전소를 거치면서 10만~76만V 등 아주 높은 전압으로 바뀐답니다.

송전탑과 전선을 통해 아주 멀리까지 전달된 전기는 '배전용 변전소'에 잠시 머무르는데요. 여기서 약 3300~2만V까지 전압을 낮춰 필요한 곳에 보낸답니다. 공장이나 지하철 등에선 이 전기를 바로 사용하고, 가정용으로 쓸 전기는 전봇대에서 한 차례 더 전압을 낮춰 220V로 만드는 거예요.

◇태우고, 쪼개고, 떨어뜨리고

그렇다면 터빈은 어떻게 돌리는 걸까요? 앞서 말한 석탄이나 석유, 우라늄 같은 다양한 재료들을 이용해 터빈의 거대한 날개를 움직이는 거랍니다. 어떤 원료를 사용했느냐에 따라 화력 발전인지, 원자력 발전인지, 수력 발전인지 나눌 수 있어요.

화력 발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에요. 석탄이나 석유, LNG(천연가스) 등 화석 연료를 태우면 뜨거운 열이 발생하는데요. 그 열로 물을 끓이면 아주 높은 압력의 증기가 생겨요. 이렇게 만든 증기가 터빈을 회전시키면서 발전기가 돌아가는 거랍니다. 화력 발전은 발전소를 짓는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생기는 이산화탄소나 미세먼지 등이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문제가 있어요.

최근 논란이 된 원자력 발전은 우라늄이라는 물질 속에서 핵이 쪼개질 때 나오는 열에너지를 이용해요. 원자로라고 불리는 커다란 그릇 안에 우라늄 원자를 넣고 중성자(전하를 띠지 않는 입자)를 충돌시키면 핵이 분열하면서 엄청난 열이 생기는데요. 이 열로 물을 끓여서 증기를 만들고, 그것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드는 거랍니다. 아주 적은 양의 우라늄으로도 거대한 에너지를 만들 수 있어 효율적이고, 이산화탄소나 미세먼지 같은 오염 물질도 나오지 않아요. 하지만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능 물질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발전소를 아주 단단하고 안전하게 만들어야 한답니다.

전기를 만드는 또 다른 방식으로 수력 발전이 있는데요. 댐에 물을 많이 가둬놨다가 한꺼번에 내보내면서 생기는 힘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해요. 물을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떨어뜨리면서 생기는 위치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거지요. 오염 물질이 생기지 않아 친환경적이지만 우리나라는 여름에만 비가 집중돼 안정적으로 수력 발전을 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답니다.

지금 정부가 확대하겠다고 하는 신재생 에너지는 태양이나 바람 같은 자연을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요. 예를 들어 태양열 발전은 태양의 뜨거운 열을 이용해 물을 끓인 뒤 그 증기로 터빈을 돌리고, 풍력 발전은 바람의 힘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든답니다. 태양빛을 이용하는 태양광 발전도 있는데, 터빈이 아닌 태양전지라는 반도체(열이나 빛 같은 에너지를 받으면 전기가 통하는 고체 물질)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요. 모두 환경오염 물질이 상대적으로 적게 생긴다는 장점이 있어요.

그러나 해가 구름에 가려져 있거나 바람이 불지 않으면 전기를 거의 만들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답니다. 또 태양광 발전에 사용한 후버려지는 패널(집열판)에서 중금속 등 독성 물질이 많이 나온다는 지적도 있어요.

전기 없이 하루도 살 수 없는 세상이에요. 지금까지 우리가 이용했던 방식의 단점을 잘 보완하면서, 미래를 위한 발전 방식은 무엇일까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박태진 과학 칼럼니스트 기획·구성=박세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