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스포츠 이야기] 가볍고 큰 공으로 세 팀이 경기… 체력소모 적고 안전

입력 : 2017.10.24 03:04

킨볼

/최문영 기자
/최문영 기자
재미가 없어서, 힘들어서, 소질이 없어서, 창피해서…. 여학생들 가운데 이런 이유로 학교 체육 활동을 꺼리는 학생들이 많아요. 특히 사춘기가 되면 운동을 안 하는 여학생들이 늘어나지요. 그래서 상당수 학교에서 여학생의 신체 상태와 체력 수준에 맞는 '뉴스포츠'를 체육 시간에 권장하고 있답니다. 뉴스포츠는 야구·축구 등 기존 주류 스포츠를 어린이나 여성, 노년층 등 체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사람들에게 맞춰 안전하고 쉽게 변형한 스포츠를 말해요. 대표적인 것이 바로 '킨볼(kinball·사진)'이랍니다.

킨볼은 1986년 캐나다 체육 교사 마리오 뒤머(Demers)가 만들었어요. 뒤머 교사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아이들이 운동을 못한다는 이유로 좌절감을 느끼거나 패배감을 느끼는 걸 목격하고 고민에 빠졌지요. "운동을 잘하든 못하든, 경기에서 이기든 지든 모두가 스포츠를 즐길 순 없을까?" 이렇게 해서 탄생한 킨볼은 점수 차이가 크지 않은 게임, 모두가 협동하는 게임, 운동 능력과 큰 상관없는 게임, 다치지 않는 게임을 추구한답니다.

킨볼은 아주 가볍고 거대한 공(지름 1.22m, 무게 0.9㎏)을 세 팀이 서로 주고받으며 승부를 겨루는 배구형 스포츠예요. 대부분의 구기(공을 다루는 운동) 종목이 두 팀이 승부를 겨루는 방식인 것과 비교하면 특이하지요? 구기 종목 가운데 가장 큰 공을 사용하고 공이 공중에 떠 있는 시간이 길어 공을 다루기가 쉽답니다. 4명씩 한 팀으로, 각 팀은 공식 경기에서 분홍색, 검은색, 회색 조끼를 입어요.

공을 던지는 팀이 공을 받는 팀을 지정해주는 것이 재미있어요. 서브(손으로 공을 때려 던지는 것)하는 팀이 "옴니킨!"이라는 구호를 외친 뒤 리시브(공을 받는 것)할 팀의 조끼 색깔을 외쳐 그 팀이 공을 받도록 하는 방식이에요. 예를 들어 "옴니킨, 블랙!"이라고 하면 검은색 조끼를 입은 팀에서 반드시 공을 받아야 해요. 제대로 받지 못하면 다른 두 팀이 1점씩 갖게 되죠.

첫 서브권은 세 팀이 가위바위보로 결정하고, 2세트부터는 가장 점수가 낮은 팀이 서브권을 가져요. 공을 받을 때는 신체 어떤 부분을 사용해도 상관없고, 받은 공을 가지고 달리거나 같은 팀에게 패스하는 것도 가능해요. 하지만 팀 내 세 번째 사람이 공을 만지면 더 이상 이동하지 말고 5초 이내에 다른 팀에게 서브해야 한답니다.

어떤 팀이 반칙을 하거나 공을 받는 데 실패했을 때 심판은 다른 두 팀에게 1점씩 줘요. 총 3세트로 승부를 내는데, 각 세트는 13점을 먼저 따는 팀이 이긴답니다. 참고로 서브하는 사람이 외치는 '옴니킨(OMNIKIN)'이란 'OMNI(모든·조화로운)'와 'KINESIOLOGY(신체운동학)'가 합쳐진 말로 '조화로운 신체활동'이라는 뜻이에요.



조보성 무학중 체육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