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장소] 최근 되찾은 'IS 수도'… 동·서양 잇던 역사적 도시였어요
입력 : 2017.10.24 03:03
시리아 락까
지난 17일(현지 시각) '시리아 민주군(SDF)'이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수도였던 락까(Raqqa)를 완전히 되찾았어요. 2014년 8월 시리아 북부 도시 락까를 이슬람국가에 빼앗긴 지 3년 2개월 만의 일이에요. 자유를 되찾았지만, 락까는 오랜 전투로 사람이 살 수 없는 폐허가 됐답니다.
락까는 시리아에서 여섯 번째로 큰 도시로 한 때 30만 명 가까이 살았어요. 락까는 세계 4대 문명 가운데 하나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일어난 유프라테스강을 끼고 있어 아주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았답니다. 중동과 유럽을 잇는 중간 지대에 있어 이곳을 차지하려는 동·서양 세력 간 충돌도 자주 벌어졌어요. 락까를 둘러싼 역사적인 세 가지 충돌을 알아볼게요.
- ▲ 시리아 민주군이 최근 되찾은 도시 락까의 모습. /AP 연합뉴스
동로마 제국은 크리스트교를 믿었기 때문에 락까에도 많은 교회가 세워졌어요. 하지만 지리적으로 사산조 페르시아와 가까웠기 때문에 사산 왕조의 잦은 침공에 시달려야 했고, 그 과정에서 도시가 많이 파괴됐답니다.
두 번째 충돌은 이슬람 세력 간에 벌어졌어요. 639년 락까를 정복한 무슬림 세력은 이슬람 최고 지도자(칼리프)를 뽑는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벌였어요. 그러다 락까에서 전쟁을 벌였는데 이를 '시핀 전투'라고 해요. 시핀 전투는 "칼리프는 이슬람교 창시자인 무함마드 후손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시아파'와, "칼리프는 무슬림 공동체 합의를 통해 선출해야 한다"는 '수니파'가 갈라져 싸운 첫 번째 전투라는 데 역사적인 의미가 커요.
락까는 8세기 후반 이슬람 왕국인 아바스 왕조의 수도가 되면서 화려한 전성기를 누려요. 칼리프들은 수도 락까에 호화로운 궁전을 지어 락까를 동로마 제국에 대항하는 이슬람 왕국의 전초 기지로 삼았답니다. 한 때 크리스트교 제국의 도시였던 락까가 이슬람 왕국의 도시로 완벽하게 변신한 것이지요.
세 번째 충돌은 이슬람 테러리즘과 국제동맹 간 벌어집니다. 시리아 내전을 틈타 2014년 테러조직 이슬람국가가 락까를 무력으로 점령한 것이지요. 주민들이 대거 피란하면서 락까는 유령도시가 됐고, 도시를 되찾으려는 미국·프랑스 등 국제동맹국과 이슬람국가 간 전쟁으로 상당수 건축물이 무너져 내렸답니다. 이후 국제동맹국과 시리아 민주군이 차근차근 땅을 수복하면서 지난주 락까에서 이슬람국가의 상징인 검은 깃발이 완전히 사라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