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핫 피플] 탈레반 총 맞았던 노벨평화상 소녀, 옥스퍼드 여대생 됐죠

입력 : 2017.10.20 03:12

말랄라 유사프자이

말랄라 유사프자이
"우리 모두 책과 펜을 집어 듭시다. 그것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학생 한 사람, 교사 한 사람, 책 한 권, 펜 한 자루가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2013년 7월 1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청소년 유엔 총회에 열여섯 살 파키스탄 소녀가 연설자로 섰어요. 소녀 이름은 말랄라 유사프자이〈사진〉.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 단체인 탈레반이 파키스탄 여학교를 폐쇄하자, 이를 비판하며 여학생이 교육받을 권리를 주장했다가 1년 전 탈레반의 총격을 받았던 여학생이죠.

말랄라는 이 자리에서 "탈레반이 총알로 우리를 침묵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틀렸습니다"라며 "제 인생에서 바뀐 것이라곤 강인함과 힘, 용기가 새롭게 생겨났다는 것뿐입니다"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답니다. 유엔은 이날을 아동의 교육권을 상징하는 '말랄라의 날'로 선포했어요. 나아가 말랄라는 이듬해인 2014년 10월 17세 나이로 역대 최연소 노벨평화상을 받았답니다.

그런 말랄라가 최근 어엿한 여대생으로 자란 모습을 드러내 다시 화제예요. 말랄라는 올해 스무 살이 됐는데요. 그가 자기 트위터에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 입학한 사실을 공개하고 이달부터 공부를 시작했다고 밝힌 것이죠. 학교 다닐 권리를 주장하다 죽을 뻔했던 소녀가 세계 최고 학교에 들어가 공부하게 된 거예요.

1997년 태어난 말랄라는 파키스탄 북부 지역에서 자랐답니다. 말랄라의 아버지는 아주 남다른 사람이었는데요. 그 지역에 보기 드문 남녀공학 학교를 세운 선생님이었어요. 또 말랄라가 적극적인 여성으로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에 19세기 영국·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활약했던 여전사 '마이완드의 말랄라이'에서 이름을 따다 붙였죠. 이런 아버지 밑에서 자란 말랄라는 당연히 여성도 학교에 다녀야 한다고 생각했고, 아버지가 세운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했답니다.

그런데 2007년 탈레반이 말랄라의 고향을 장악해요. 탈레반은 모든 여성의 외부 활동을 금지하고 여학교도 강제로 폐쇄했죠. 말랄라는 2008년부터 이런 탈레반의 만행을 영국 BBC 블로그에 일기 형식으로 고발했답니다. "여성도 교육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열한 살 소녀의 글은 화제를 모았고, BBC가 그의 일기를 영어로 번역하면서 탈레반의 만행이 전 세계에 알려졌어요.

2012년 10월, 탈레반은 화제의 인물이 된 말랄라에게 총을 겨눕니다. 학교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말랄라와 친구들에게 총을 쏜 거예요. 말랄라는 이마와 어깨에 총을 맞고 중태에 빠집니다. 영국으로 옮겨 오랜 치료를 받은 말랄라는 건강을 회복한 후 다양한 교육 운동을 펼치는 사회운동가로 활약합니다.

여러분은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밥 먹고 학교 가는 것을 아주 당연한 일처럼 생각하고 있을 거예요. 어떤 친구들은 귀찮고 지루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죠. 하지만 지구 반대편에는 학교에 다니고 싶어도 가지 못해 슬퍼하는 친구도 적지 않답니다. 말랄라는 학교에 갈 수 있다는 평범한 일상도 고마워해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어요.



박세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