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스포츠 이야기] '풍년' 기원하던 민속놀이, 국제연맹 갖춘 스포츠 됐죠

입력 : 2017.10.17 03:09

줄다리기

드높은 하늘이 아름다운 계절, 가을이에요. 가을엔 학교나 지자체마다 체육대회나 운동회를 많이 여는데요. 운동회에서 협동심과 단결력을 겨루기 위한 경기로 빼놓을 수 없는 종목이 바로 줄다리기예요.

줄다리기는 두 팀으로 나누어진 사람들이 긴 줄을 잡고 반대 방향으로 서로 잡아당겨 상대 팀이 자기 팀 쪽으로 끌려오도록 하는 경기예요. 나라마다 다양한 형태의 줄다리기 경기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풍년을 기원하고 추수를 감사하는 마을 축제의 하나로 줄다리기를 했어요. 주로 이웃 마을 간 대항전으로 치러졌는데, 이긴 마을에는 풍년이 든다고 믿었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속놀이인 만큼 국제줄다리기연맹(TWIF)에선 줄다리기를 처음 시작한 나라 중 하나로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우리나라를 꼽아요.

한 초등학교의 가을 운동회에서 학생들이 힘껏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요.
한 초등학교의 가을 운동회에서 학생들이 힘껏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요. /조선일보 DB
줄다리기는 20세기 들어 국제연맹이 결성되는 등 공식적인 경기 규칙이 만들어졌고 이젠 명실상부한 스포츠로 자리 잡았지요. 세계 80개 이상의 나라가 줄다리기 연맹을 조직해 활동하고 있고 매년 세계줄다리기선수권대회 등 정기적인 국제 대회를 열고 있답니다. 역사적으로는 1900년 제2회 프랑스 파리올림픽부터 1920년 제7회 벨기에 안트베르펜올림픽까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어요. 지금도 연맹에선 줄다리기를 하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답니다.

국제 대회에서 줄다리기는 한 팀당 선수 8명이 참여해요. 교체 선수 2명과 감독 2명 등 총 12명이 한 팀을 구성하죠. 한 팀 내 선수 8명의 합계 체중이 480㎏ 이하인 울트라 페더급부터 720㎏ 이하인 헤비급, 체중 제한이 없는 무제한급까지 8개 체급별 경기가 있어요. 남성 4명과 여성 4명으로 구성된 혼성 경기는 팀당 합계 체중이 600㎏ 이하여야 해요.

줄다리기를 하려면 우선 줄을 준비해 가운뎃점을 표시해야 해요. 주심이 '당겨(Pull)'라는 구호와 함께 수신호를 주면 경기가 시작되고 가운뎃점을 기준으로 4m를 먼저 당기는 팀이 승리하게 된답니다. 경기는 1세트 한 번으로 승부를 내거나 3세트 중 2세트를 먼저 이기는 팀이 승리하는 식인데, 경기당 시간제한은 없어요. 줄다리기 경기는 13가지 종류의 반칙이 있고 가장 대표적인 반칙이 두 발바닥 이 외에 손 등 다른 신체 부위가 바닥에 닿는 경우예요.

줄다리기에서 이기려면 공격법과 방어법을 잘 기억해야 해요. 공격 기술로는 상대 균형을 무너뜨리기 위한 '줄 좌우로 흔들기', '줄 상하로 흔들기'가 있어요. 상대 팀 균형이 무너질 때는 발걸음을 뒤로하면서 상대 팀을 우리 팀 쪽으로 힘껏 잡아당겨야 해요. 반면 상대 공격을 막는 방법으로는 '무릎 펴고 버티기'가 있는데, 무릎을 앞으로 쭉 펴서 무게중심을 최대한 몸의 뒤쪽에 두고 발가락 끝에 힘을 줘 몸을 팽팽하게 눕혀야 한답니다.

조보성 무학중 체육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