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스포츠 이야기] 가벼운 공으로 하는 테니스… 종주국 제치고 '세계 최강'

입력 : 2017.10.03 03:07

정구

지난달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2017 브라질 국제정구(庭球)대회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이 대회에 걸린 금메달 5개를 모두 차지하는 쾌거를 올렸어요. 남자 단식(單式·일대일로 하는 경기)에서는 김재복 선수가 폴란드를 상대로 4대1 승리를 거뒀고, 여자 단식에서는 채애리 선수가 우리나라 정인지 선수를 상대로 4대0으로 이겼죠. 남자 복식(複式·두 사람씩 짝을 지어 하는 경기)과 여자 복식, 혼합 복식에서도 모두 금메달을 땄답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정구는 일반에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정구 대표팀의 실력만큼은 종주국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강이에요. 2014년 아시안게임, 2015년 세계선수권 대회, 2016년 코리안컵 대회 등 각종 국제 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쓸고 있어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정구 남자 복식경기에서 박규철 선수가 공을 넘기고 있어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정구 남자 복식경기에서 박규철 선수가 공을 넘기고 있어요. /정재근 기자
정구는 1890년대 일본에서 테니스를 변형시켜 만든 운동이에요. 한자로 '뜰 정(庭)', '공 구(球)'를 쓰는데 잔디가 있는 뜰에서 공으로 하는 스포츠라는 뜻을 지니고 있답니다. 단단한 공을 사용하는 테니스와 달리, 말랑말랑한 고무공과 가벼운 라켓을 사용해요. 그래서 영어로는 '소프트 테니스(soft tennis)'라고 부르고 연식(軟式) 정구라고도 하죠.

정구는 개화기 시절 우리나라에 들어와 1905년 은행과 각 학교(한성사범·한성고보·선린상업)에 정구 코트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치기 시작했어요. 1909년 탁지부(度支部·조선 말기 재무행정을 담당하던 중앙관청) 관리들이 친목을 위한 운동 모임을 즐기다 아예 봄·가을 두 차례에 걸쳐 정구 시합을 한 게 최초의 정구 대회라고 해요.

정구는 테니스와 비슷한 규격의 코트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경기를 하지만 몇 가지 차이점도 있어요. 정구 라켓(170~270g)은 테니스 라켓(270~320 g)보다 무게가 가벼워요. 또 테니스는 0점을 러브, 1점을 피프틴(fifteen), 2점을 서티(thirty), 3점을 포티(forty)라고 부르는 반면, 정구는 제로(0점), 원(1점), 투(2점), 스리(3점)라고 부른답니다. 테니스와 정구 모두 4점을 먼저 따는 쪽이 한 게임을 이기는데 양편이 3점 동점일 때는 듀스(deuce)가 돼 그 후 2점을 연속으로 따는 편이 그 게임에서 승리해요.

테니스는 드라이브(땅에 공을 튀긴 뒤 치는 기술), 슬라이스(라켓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치듯 휘두르는 기술) 위주의 단순한 기술을 많이 사용하고 공을 칠 때 손목보다는 어깨에 힘을 줘요. 반면 정구는 손목 드라이브, 커팅 서브(공을 세차게 꺾어 치는 기술) 등 좀 더 세밀하고 다양한 기술을 사용한답니다.

조보성 무학중 체육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