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NIE] [이슈토론] 초등학교 일기 숙제

입력 : 2017.09.30 03:06

찬성 - "사고력·글쓰기 능력 향상… 교육 효과 커"
반대 - "억지로 쓰게 하는 것, 기본권 침해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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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日記)를 쓰는 사람은 그날 있었던 일을 되돌아보며 자신을 성찰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조선 후기의 왕 정조는 세손 시절부터 자신의 언행과 학문을 기록한 〈존현각일기〉를 써서 스스로를 반성하는 자료로 활용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초등학교에서 일기 숙제를 내주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요즘은 일기 숙제를 내주는 초등학교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합니다.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초등학교 교사의 일기장 검사가 학생의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교육부에 권고한 이유가 큽니다. 인권위의 권고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이후 일기 숙제는 학교가 아닌 교사의 재량에 따라 이루어졌습니다.

일기 숙제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꾸준한 일기 쓰기는 교육적 효과가 매우 크다"고 말합니다. 일기는 특별한 양식 없이 자유롭게 쓸 수 있어 아이들의 사고력과 글쓰기 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올바른 생활 습관을 길러준다는 것입니다. 선생님과 부모도 아이들의 속마음을 엿볼 수 있어 아이들을 배려할 수 있고, 아이들의 일기 속에서 어른들도 몰랐던 잘못된 어른들의 모습을 깨닫게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한편 일기 숙제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일기 쓰기와 일기 검사는 엄연히 다르다"고 말합니다.

일기 쓰기의 좋은 점은 인정하지만 숙제를 내서 억지로 쓰게 하고 검사하는 것은 국제인권기준 및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아동의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고 말합니다. 일기 검사로 일기 쓰기를 습관화하면 솔직하게 쓸 수 없어 본래 일기 쓰기의 목적도 달성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글쓰기 실력 향상은 글짓기나 독후감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일기 숙제, 교사와 제자의 소통의 장이 될까요. 아이들의 거짓말만 늘려가는 불통의 시작일까요?



김종원·NIE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