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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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대법원장이 취임했어요. 지난 26일 취임식을 하고 6년 임기를 시작한 김명수(58·사진) 제16대 대법원장이에요. 김 대법원장은 취임사에서 "저의 취임은 그 자체로 사법부의 변화와 개혁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부산에서 태어난 김 대법원장은 부산고·서울대 법대를 나와 1983년 사법시험 25회에 합격한 뒤 판사가 됐어요.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특허법원 수석부장,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지난해 2월부터 올해 8월까지 춘천지방법원 법원장을 지냈답니다.

그래서 김 대법원장 임명은 법원 내에서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는데요. 대법원 대법관을 거치지 않고 법원장에서 대법원장으로 직행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에요. 지금까지는 대부분 대법관을 지낸 인사들이 대법원장에 임명됐죠. 또 김 대법원장은 윤관 대법원장(1993년 취임) 이후 18년 만에 가장 젊은 50대 사법부 수장(首長)이랍니다.

그렇다면 대법원은 어떤 곳이며, 대법원장은 무슨 일을 하는 걸까요? 대법원은 우리 국민의 권익과 인권 보호를 책임지는 최고 재판소예요. 대법원장을 포함해 총 14명의 대법관이 일하고 있어요. 우리 사회는 수많은 사람이 서로 다른 이해관계 때문에 분쟁을 겪고 법적 소송을 제기해요. 처음엔 지방법원에 소를 제기하지만 판결이 불만족스러울 경우 고등법원(항소)→대법원(상고) 순으로 다시 재판을 받을 수 있답니다. 이를 3심제라고 하며, 대법원은 이런 법적 분쟁을 최종적으로 해결하는 역할을 하죠. 대법원장은 대법원의 최고 책임자이자 대법관들의 수장이에요.

대법원장은 대통령이 지명하면 인사청문회를 거쳐 국회 동의를 얻어 임명돼요. 재적 의원(299명) 중 절반 이상이 국회에 출석해 출석 의원의 절반 이상이 임명에 찬성하면 대법원장이 되죠. 김 대법원장의 경우 진보 성향 판사들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는데, 이념적 편향성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야당 반대에 부딪혀 임명 동의안 처리가 계속 미뤄져 왔었어요.

대법원장의 임기는 6년이에요. 중임(重任·다시 그 자리에 임용되는 것)은 할 수 없죠. 대법원장에겐 여러 가지 권한이 있어요.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거나 기존 판결에 대한 의견을 바꿀지 말지를 결정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대법관회의)의 재판장을 맡아요.

또 자신을 제외한 대법관 13명을 추천한 뒤 대통령에게 임명해달라고 요청(임명제청권)할 수 있죠. 또 전국 지방·고등법원에 근무하는 판사 3000여 명에 대한 인사권(임명권)도 갖고 있답니다. 특정 법률이 우리나라 헌법에 위배되는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헌법재판소 재판관 9명 가운데 3명을 직접 지명(지명권)할 수 있고, 법원 인사·예산 등을 총괄하는 법원행정처장도 지명할 수 있어요. "대법원장 한 명 바뀌면 법원 전체가 바뀐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