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2] 사물 존대(하)

입력 : 2017.09.14 03:12
지난주에 우리는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어요" "입장권이 다 매진되셔서요" 등과 같이 사람이 아닌 물건을 높이는 '사물 존대'에 대해 알아봤어요. 이는 잘못된 높임말이기 때문에 반드시 "주문하신 커피 나왔어요" "입장권이 다 매진돼서요"로 고쳐 써야 해요. 높임말은 원칙적으로 사물이 아닌 사람에게만 쓰는 것이 맞습니다.

[예쁜 말 바른 말] [2] 사물 존대(하)
/그림=정서용
그런데 사물 존대와 약간 다른 형태로 주어가 사물이지만 상대방의 신체나 마음, 소유물 등을 높이는 '간접 존대'가 있어요. 사람이 아닌 사물을 높이는 말이지만 이는 올바른 표현이랍니다. 예를 들면 "코가 참 오똑하시네요" "참 걱정이 많으시겠어요" "선생님 넥타이가 참 멋있으세요" "고객님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같은 표현이에요. 여기서의 '코, 걱정, 넥타이, 성함' 등은 사람이 아닌 사물에 속하지만 높이려는 상대에게 직접 속해 있기 때문에 '커피, 입장권'과 구분이 되는 거죠. 즉, 사물을 높이는 게 아니라 간접적으로 사람을 높이는 표현이라고 보는 거예요.

다만 "선생님네 애완견이 정말 귀여우시네요" 같은 경우는 사물(애완견)이 사람에게 속해 있지만 높이려는 대상이 '선생님'이 아니라 '애완견'이 되기 때문에 잘못된 높임말이랍니다.

간접 존대와 구별되는 사물 존대는 과잉 친절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비롯된 거예요. 그러니 높이려는 대상이 직간접적으로 사람인지 아닌지를 먼저 파악하고 존댓말을 사용한다면 올바른 높임말을 쓸 수 있겠죠?

류덕엽 서울북부교육지원청 장학관(전 서울 삼릉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