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장소] 1950년 미국령으로… 미 해·공군 전력 집중돼
입력 : 2017.09.12 03:13
괌
- ▲ 아름다운 서태평양의 섬 괌의 해변가. /괌 관광청
괌은 미국에서 가장 먼저 새 아침을 맞이하는 곳이에요. 미국 본토를 기준으로 가장 서쪽에 있는 섬(동경 145.2°)이기 때문에 시간이 가장 빠르죠. 태평양 섬들은 위치와 문화를 기준으로 미크로네시아, 폴리네시아, 멜라네시아로 구분되는데요. 이 중 미크로네시아는 서태평양의 적도(위도 0도) 북쪽에 흩어진 작은 섬들과 주변 바다를 가리켜요. 괌은 미크로네시아에서 가장 큰 섬이죠. 면적이 약 544㎢로 서울(605㎢)보다 작지만, 아름다운 여름휴가지이자 서울, 도쿄, 홍콩 등을 연결하는 '교통 허브'로 잘 알려져 있어요.
미국 땅의 원래 주인이 모두 원주민이듯, 괌도 차모로(Chamorro)인들의 땅이었어요. 기원전 2000~3000년 전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미크로네시아로 건너간 사람들이죠. 그런데 1521년 세계 항해 중이던 탐험가 마젤란이 괌에 도착하면서 스페인 식민지가 됐어요.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으로 미국 땅이 되면서 괌은 미국과 필리핀 사이를 오가는 배들의 정거장 역할을 했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괌은 일본의 침략을 받아요. 이후 2년 넘게 일본의 점령을 받으면서 수많은 한국인이 괌에 끌려왔죠. 1944년 미국이 괌을 다시 차지하면서 미국 영토가 됐고, 1950년 미 의회가 괌 기본조직법을 통과시키면서 자치 정부를 갖춘 미국령이 됐답니다. 현재 괌에는 차모로인, 필리핀인, 백인, 한국인, 일본인 등 약 16만명이 살고 있어요.
정치인들은 괌의 위치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괌이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에 가장 가까운 미국 영토이기 때문에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힘을 상징하고 있고, 동시에 중국의 아시아·태평양 진출을 막는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죠. 이에 미국의 해·공군은 물론 미국의 각종 최신 전략무기가 괌에 집중돼 있답니다. 앤더슨 공군기지에는 미군의 3대 전략 폭격기 등 첨단 전투기들이, 아프라 해군기지는 10대 안팎의 핵추진 잠수함 등이 즐비해요.
괌은 6·25전쟁과 베트남전쟁 때도 미국의 군사기지로 활용됐고, 1990년 걸프 전쟁, 2003년 이라크 전쟁 때도 미국 본토를 연결하는 물류 기지 역할을 했어요. 괌이 '침몰하지 않는 항모'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에요. 괌이 아름다운 휴양지로 평화의 상징이 되는 날이 오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