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경제 이야기] 출산율 낮아지면 생산·소비 감소하는 '악순환'

입력 : 2017.09.01 03:12

[저출산 현상]

출산율 감소로 경제활동 인구 줄면 일할 사람 없어져 생산·소비 위축… 세금 수입도 줄어 재정 빠듯해져
교원 임용 축소 파문도 저출산 여파

결혼·출산 장려하는 제도 시급해요

초등학교 교사를 꿈꾸는 교대생들이 이달 초 2018년도 초등교원 임용 시험의 정원을 늘려 달라고 집회를 열었어요. 교육 당국은 현재 초등학교 입학 예정 학생 수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만큼 교사 정원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죠. 문제의 근원은 저출산 현상입니다. 국가의 '합계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현상을 의미해요. 합계 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죠. 쉽게 말해, 시간이 갈수록 태어나는 아기의 수가 점점 줄어든다는 얘기예요.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저출산→고령화→생산성 저하

통계청은 30일 2016년 출생 통계를 발표하면서 지난해 출생아 수는 40만6200명으로 전년보다 3만2200명(7.3%) 줄었다고 밝혔어요. 합계 출산율은 1.17명에 그쳤죠. 최근 젊은 세대의 가치관이 변화하면서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여기고, 결혼을 하더라도 높은 양육 비용과 자녀 양육에 따른 경력 단절 등의 이유로 자녀를 낳지 않는 부부가 늘면서 나타난 현상이에요.

지난봄 강원도 홍천 모곡초등학교 운동장에 이 마을 인근 4개 초등학교 학생 전원이 모여 체육 수업을 준비하고 있어요.
지난봄 강원도 홍천 모곡초등학교 운동장에 이 마을 인근 4개 초등학교 학생 전원이 모여 체육 수업을 준비하고 있어요. 한 학교당 전교생 수가 20명 남짓해 체육이나 체험 활동 등은 지역 4개 초등학교가 한데 모여 함께 수업을 해요. 지방에서는 계속된 인구 감소로 이런 광경이 종종 일어나고 있어요. /홍천=김지호 기자

저출산은 고령화 현상의 원인 중 하나예요. 고령화 현상이란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비중이 지속해서 증가하는 것이죠. 기대수명의 연장으로 65세 이상 노인의 수는 많아지는 데 비해 저출산에 따라 젊은 세대의 수는 점차 줄어들죠. 이 과정이 지속되면 인구 피라미드 모양은 역삼각형 모양으로 65세 이상 노인의 수가 젊은 세대를 압도해 국가 전체가 늙어버리는 결과를 낳게 돼요.

출산율 감소는 곧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비교적 젊은 층 인구(15세~64세)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해요. 국가 경제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요. 일할 사람의 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국가 전체의 생산 능력과 소비 능력이 함께 떨어진다는 뜻이니까요. 예를 들어, 자동차 공장 노동자 100명이 1년 동안 열심히 일해 자동차 1만대를 만들었다면, 노동자 수가 50명으로 줄어들 경우 1년 동안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1만대를 만들어내기 힘들죠. 그럼 기업은 판매할 제품 수가 적어지므로 판매 수입이 줄어들고, 그 결과 노동자에게 월급을 많이 줄 수 없게 돼요. 이러한 상황이 한 기업이 아니라 여러 기업의 상황이라면 우리나라 경제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어요.

우리나라 연간 출생아와 합계 출산율
소비 측면에서 노동자는 제품을 만드는 사람임과 동시에 그 제품을 소비하는 소비자의 역할도 하고 있어요. 노동자 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아무리 기업에서 값싸고 질 좋은 상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아도 그것을 소비할 수 있는 소비자의 절대적 숫자가 부족해진다는 거예요. 이는 고스란히 기업의 판매 부진으로 연결되고, 이로 인한 기업의 판매 수입 부족은 노동자의 월급 인하로 이어져요. 심지어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더 이상 기업 경영이 어려워져 어쩔 수 없이 많은 근로자를 해고해야 하죠. 대량 실업이라는 문제가 발생하는 거예요. 해고된 노동자는 더 이상 소비를 할 수 없게 되고, 이는 기업의 판매 부진으로 다시 연결되고, 남아있는 다른 노동자를 또 해고해야 하는 악순환이 자리 잡아요. 우리나라 경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침체될 수 있어요. 단순히 "아기가 적게 태어나는 게 무슨 문제가 되나" 하고 간과할 상황이 아닌 거죠.

◇세금 적게 걷혀 나라 살림 '빠듯'

저출산 현상은 또 국가 세금과 직결된 문제예요. 생산활동에 참여해 소득을 얻은 노동자들은 국가에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의무를 지니죠. 그런데 일할 사람이 부족해진다는 것은 곧 세금을 납부할 사람이 적어진다는 것이고, 이 결과 국가의 세금이 적게 걷히게 돼요.

정부는 국민에게서 거둔 세금으로 국가 전체를 운영해요. 이를 우리는 국가 재정이라 불러요. 국민의 세금은 국가 재정에 매우 중요한 재원인데 세금을 납부하는 사람이 적으면 국가가 계획한 여러 가지 사업 및 정책은 원활히 진행될 수 없겠죠. 복지를 위해 쓸 돈도 없어져 국민 삶의 질은 현저하게 낮아질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국가는 국민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줄 의무가 있기 때문에 복지와 관련된 돈은 마음대로 줄일 수 없어요. 그러면 불가피하게 납세자들로부터 종전보다 더 많은 세금을 거둬들일 수밖에 없어요. 그래야 지금 현재 수준의 복지가 유지될 수 있으니까요. 설상가상으로 저출산에 따른 고령화가 심화되면 노인복지 비용이 추가적으로 상승하고, 가뜩이나 국가 전체의 노동 인력이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또 더 많은 세금을 거둬야 해요.

지금 전 세계 많은 국가가 저출산에 따른 심각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책과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어요. 기업들은 보다 편한 환경에서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철저히 보장해 주고, 국민도 결혼과 양육에 대한 가치관을 개선하려고 노력을 해야 해요. 저출산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야만 해결할 수 있답니다.

조운학 세명컴퓨터고 사회 교사 기획·구성=박승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