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음식] 더위 식혀주고 소화 잘되는 여름철 별미
메밀국수
- ▲ 메밀로 만든 막국수. /김승완 기자
여름에 시원한 냉메밀국수 참 맛있죠. 강원도 막국수, 평양 물냉면, 그리고 간장 육수에 찍어 먹는 일본식 냉소바는 모두 무더위를 날릴 수 있는 좋은 음식이에요. 한국인은 메밀국수를 먹을 때 비빔으로도 먹지만, 얼음을 띄운 육수에도 말아 먹기 때문에 육수 제조에 많은 공을 들여요. 반면 일본은 메밀국수의 메밀 향을 중시하기 때문에 간장 국물에만 살짝 찍어서 먹는 습관이 있어요.
메밀은 전 세계적으로 재배되고 있는데 특히 아시아의 해발이 높은 산지와 척박한 땅에서 잘 자라는 작물이에요. 한반도에서는 주로 북한과 강원도에서 재배해요. 대표적인 메밀 식품으로는 냉면, 막국수, 메밀묵, 부침, 수제비, 전병 등이 있고 그 외에 메밀차, 메밀 막걸리도 있죠. 한반도에서는 7세기부터 메밀을 맷돌에 갈아 국수로 만들어 먹었어요. 말린 메밀의 껍질을 까고 알곡을 맷돌로 갈아서 가루로 만든 뒤 밀가루를 섞은 다양한 형태의 메밀 음식을 제조했어요. 일본은 17세기에야 조선 승려 원진이 메밀에 밀가루를 혼합하는 제면 기술을 전수하면서 메밀 음식이 대중화했어요.
메밀로 만든 국수는 조선시대에 관례가 끝나면 손님들에게 제공된 별식이었어요. 함경도는 메밀국수를 된장국과 김칫국물에 말아 먹는 국수가 유명하고, 평안도와 강원도에서는 냉면과 막국수가 향토 음식이에요. 메밀국수를 삶아서 건진 후 식힌 국수에 뜨거운 장국을 말아서 먹으면 온면, 차갑게 먹으면 냉면, 그리고 바로 만든 면에 양념과 육수를 섞어 먹으면 막국수예요. 온면은 보통 메밀과 밀가루를 7:3이나 5:5 비율로 만드는데, 일단 메밀가루를 반죽해 국수틀에 넣고 국수를 뽑아내요. 국수를 삶은 후 찬물에 잘 헹군 후 사리를 만든 뒤 소고기 장국을 끓여 놋그릇에 담은 후 국수를 말면 온면이 완성되죠.
강원도 막국수는 잘 삶은 메밀국수에 주로 김칫국물을 부어서 김치와 절인 오이를 넣어 먹어요. 평양냉면은 꿩이나 쇠고기, 사골을 고아 만든 국물에 찬 메밀국수를 말아 먹는 것으로 평양 지방의 향토 음식이죠. 일본의 소바는 종류에 따라 뜨거운 국물이나 차가운 국물에 먹을 수가 있어요. 차갑게 먹는 츠메타이 소바는 소바를 삶아 찬물에 씻은 후 대나무 소쿠리에 담은 후 츠유에 면을 찍어 먹으면 츠케소바, 츠유를 오이와 미역 등 고명을 얹은 면에 부어 섞어 먹으면 붓카케소바라고 해요. 뜨겁게 먹는 소바를 '아타타카이 소바'라고 하는데 면을 삶아 그릇에 담고 따듯한 간장 국물에 고명으로 튀김, 달걀, 마, 미역, 유부, 튀김 부스러기 등을 얹기도 해요.
동의보감에 "메밀은 비위장의 습기와 열기를 없애주며 소화가 잘되게 하는 효능이 있어 체기가 내려간다"고 기록돼 있어요. 따라서 무더운 여름철에 체질적으로 열이 많은 사람이 메밀을 먹으면 몸에 쌓여있는 열기가 빠져나가면서 몸이 가벼워져요. 메밀에는 다른 곡류에 비해서 단백질이 12~14%로 많이 포함돼 있고, 쌀에는 부족한 라이신이 5~7% 들어 있어요. 특히 섬유소와 고혈압으로 인한 뇌출혈 등의 혈관 손상 예방제로 쓰이는 루틴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