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스포츠 이야기] 선수 6인 골고루 서브… 경기 승패 결정짓기도

입력 : 2017.08.22 03:04

배구 로테이션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지난 18일 필리핀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중국을 꺾고 값진 동메달을 땄습니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여자배구 중심에는 대표팀 주장이자 주 공격수인 김연경 선수가 있어요. 키 192㎝의 김 선수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레프트 공격수예요. 그런데 김연경 선수가 다재다능한 배구 실력을 갖출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작은 키'가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김 선수는 고등학교 시절까지 공격수를 할 만큼 키가 자라지 않아 리베로와 세터 등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했습니다. 배구는 포지션별로 경기 내에서 역할이 세분화돼 있는데, 각 포지션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김 선수를 세계적 스타로 성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어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17일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중국을 상대로 득점한 후 환호하고 있어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17일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중국을 상대로 득점한 후 환호하고 있어요. /신화 연합뉴스
배구에는 윙 스파이커, 미들 블로커(센터), 리베로, 세터 등 총 네 개의 포지션이 있습니다. 윙 스파이커는 또다시 레프트와 라이트 공격수로 나뉘고요. 각 포지션의 선수들은 각 팀의 진영에서 전위(앞) 3명, 후위(뒤) 3명으로 배치돼요. 배구 경기를 관람하다 보면 선수들의 자리가 바뀌는 경우가 있죠? 이는 6인제 배구에 로테이션(rotation·순환)이라는 규칙이 있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특정 상황에서 선수들이 자리를 교체해야 한다는 규칙입니다. 수비하는 팀이 득점에 성공해 서브권을 가져올 경우에만 선수들의 위치가 시계 방향으로 한 칸씩 순환해요. 서브권을 가진 팀이 득점했을 경우에는 로테이션이 이뤄지지 않으며 따라서 양 팀이 동시에 로테이션하는 경우는 발생하지 않아요.

이렇게 배구 경기에 로테이션 규정이 있는 이유는 모든 선수가 돌아가며 서브를 넣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로테이션 순서는 곧 서브 순서인 만큼 경기력에도 큰 영향을 미치죠. 감독은 로테이션 순서를 정해 매 세트 전에 심판에게 제출해야 합니다. 모든 선수는 서브가 시작되기 전까지 이 대형을 유지하고 있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포지션 폴트라는 반칙이 선언돼 상대팀에 서브권과 1점을 내주게 되죠. 물론 서브가 실시된 후에는 자리를 바꿔도 괜찮습니다. 로테이션 제도 도입으로 현대 배구에서는 포지션별로 어떤 선수를 기용할 것인지가 경기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여러분도 이제부터는 배구 경기를 볼 때 좀 더 쉽게 포지션과 로테이션 규칙을 이해하며 관람할 수 있겠죠?



조보성 서울 무학중 체육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