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이 주의 책] 방귀패드, 하늘 나는 자전거… "나도 발명왕 될 수 있을까?"

입력 : 2017.08.18 03:14

'기상천외 발명백과'

돛단배는 바람을 받아서 이동하죠. 중세시대의 범선이나 요즘 요트도 그래요. 그렇다면 '돛단 수레' '돛단 차'라고 없으란 법이 있을까요. 사실 있어요. 17세기 초 네덜란드에서는 돛을 달고 바람의 힘으로 달리는 27인승 '풍력 자동차'가 발명됐어요. 말이 끄는 마차보다 3배 빠른 시속 50㎞ 정도로 달렸다네요. 당시 네덜란드의 두 해안도시 스헤베닝겐과 베텐을 정기적으로 오가는 여행 편이었어요.

발명은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내는 걸 뜻하죠. 구텐베르크가 금속인쇄술을 발명하고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처음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학교에서도 여러 번 배웠을 거에요. 그렇지만 발명이 꼭 어렵기만 한 걸까요. '기상천외 발명백과'(을파소)에 등장하는 사례들을 보면 발명에 대한 생각이 바뀔 거예요. 천재적이지만 또 장난스럽기도 하고 쓸모없어 보이는 발명의 역사랍니다. 2000년 전부터 바로 몇 년 전 사례까지 다뤄요.

'기상천외 발명백과' 책 속 일러스트
/을파소

'공기방울 문자메시지'를 볼까요. 1809년 폴란드 출신 물리학자가 만들었는데, '전보'보다 30년가량 앞서 등장한 의사소통 수단이었어요. 물을 채운 수조에 공기방울이 올라올 수 있는 구멍 35개를 뚫었어요. 구멍은 각각 알파벳과 숫자에 일대일로 대응하는 거지요. 그리고 수조 두 개를 35개 선으로 연결해요. 공기방울이 해당 알파벳 위치에 올라오도록 조작해서 한 글자씩 전송하는 거예요. A, P, E, 이런 순서대로 방울이 올라오면 유인원(ape)을 뜻하는 거겠죠. 문제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줄 길이에 한계가 있었어요. 직접 달려가서 말을 하는 게 빠를 상황이었다네요.

1889년 미국에서는 '날개 달린 조끼'로 하늘을 날아보겠다는 발명가가 있었어요.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그리스 신화 속 '이카로스'와 비슷한 거죠. 조끼와 날개가 워낙 무겁다 보니 비행에는 실패해요. 2013년 체코에서는 하늘을 나는 '자전거'가 나왔어요. 자전거에 드론처럼 프로펠러 4개를 붙여 둔 형태인데, 하늘을 나는 데는 성공했지만, 고작 3~5분 정도밖에 떠있지 못했어요.

지독한 방귀 냄새를 줄여주는 '방귀패드', 노래 한 곡 틀면 녹아 없어지는 '얼음 레코드'를 만드는 '얼음 틀' 같이 더 기기묘묘한 발명품도 나와요.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창의적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죠.

책은 '이런 게 정말 필요한가'라는 생각은 접고 일단 용기를 낸 사람들 이야기인 셈이에요. "나는 발명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말하는 것 같은 사람들이죠. 볼로냐 라가치상 논픽션 부문에서 상을 탔던 작가의 그림이 이해를 돕는답니다. 이런 발명품을 보면 '나도 뭔가 만들 수 있겠어'라는 생각이 들 것 같지 않나요?

양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