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스포츠 이야기] 전신 수영복으로 마찰 줄이자 세계신기록 150개

입력 : 2017.08.15 03:06

마찰력과 기록

2008년 전신 수영복을 입고 있는 호주 수영선수 마이클 클림.
2008년 전신 수영복을 입고 있는 호주 수영선수 마이클 클림. /연합뉴스
물체의 표면이 다른 물체의 표면을 스칠 때는 '마찰력'이 작용해요. 마찰력은 어떤 면과 접촉해 운동할 때 그 운동을 방해하는 힘을 지칭합니다. 스포츠 활동 중에도 마찰력이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면, 달리기를 할 때는 지면과 신발 사이, 신체와 공기 사이에도 마찰력이 작용하죠. 수영할 때는 신체와 물 사이 마찰력이 작용하고 스케이트를 탈 때는 스케이트 날과 얼음 사이에 마찰력이 작용해요. 그렇다면 마찰력은 스포츠 활동 중 경기력에 얼마나 영향을 줄까요?

스포츠 상황에 따라 마찰력이 커야 경기력에 도움이 되는 종목이 있는 반면, 마찰력이 작아야 경기력에 도움이 되는 종목이 있어요. 그래서 운동기구 또는 복장 접촉면의 거친 정도를 다르게 해 마찰력을 높이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답니다.

접촉면이 거칠수록 마찰력은 커져요. 육상 선수의 신발 밑창에는 작은 핀이 촘촘히 달려있고 축구 선수의 신발에는 스터드가 달려있어요. 미끄러짐을 방지하고 마찰력을 극대화시켜 달리는 속도를 향상할 뿐 아니라 민첩하게 방향을 바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죠.

기계체조나 역도 선수는 손에 탄산마그네슘을 발라요. 역도 선수가 바벨을 잡기 전 손에 하얀 가루를 묻히고 탁탁 터는 장면을 본 적이 있을 거예요. 손과 접촉하는 도구와의 마찰력을 크게 해 미끄러짐을 방지하려는 목적이죠. 야구 선수 중 투수도 공을 던질 때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해 이 탄산마그네슘 가루를 바르기도 하죠.

반대로 마찰력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선수들도 있어요. 수영 선수들은 물과 접촉하는 신체의 마찰력을 줄이기 위해 전신 수영복과 수영모를 착용해요. 마찰력을 줄이면 물살을 가르고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신 수영복은 2000년대 들어 첨단화됐는데 그 효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150여 개나 되는 세계신기록이 작성됐어요. 그래서 2010년부터는 전신 수영복 착용을 제한하는 규정이 생기기도 했답니다. 또 스케이트, 스키, 스노보드처럼 얼음이나 눈 위에서 경기하는 대부분의 동계 스포츠는 장비의 날을 잘 갈아서 접촉면과의 마찰력을 최대한 줄여줘요. 물론 더 잘 미끄러져서 속도를 붙이기 위함이죠. 즉, 스포츠에서 마찰력은 단순히 운동을 방해하는 힘이 아니라 잘 이용하면 경기력을 향상해줄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답니다.


조보성 서울 무학중 체육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