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이 주의 책] 가슴 따뜻해지는 길손이와 감이 오누이의 이야기
입력 : 2017.08.11 03:09
'오세암'
"누나, 꽃이 피었다. 겨울인데 말이야. 바위틈 얼음 속에 발을 묻고 피었어. 누나, 병아리의 가슴털을 만져 본 적 있지? 그래. 그처럼 꽃이 아주아주 보송보송해."
길손이와 감이 오누이는 부모님도 집도 없어요. 음식을 빌어먹고 살지요. 감이는 앞을 못 보는 장님이에요. 눈을 감고 있어서 '감이', 집이 없이 떠돌아다니니 '길손이'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남동생 길손이는 앞을 못 보는 누나를 위해 세상을 자세히 묘사해준답니다. 스님의 까까머리를 보고서는 "머리에 머리카락 씨만 뿌려져 있는 사람이야"라고 하지요.
길손이와 감이 오누이는 부모님도 집도 없어요. 음식을 빌어먹고 살지요. 감이는 앞을 못 보는 장님이에요. 눈을 감고 있어서 '감이', 집이 없이 떠돌아다니니 '길손이'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남동생 길손이는 앞을 못 보는 누나를 위해 세상을 자세히 묘사해준답니다. 스님의 까까머리를 보고서는 "머리에 머리카락 씨만 뿌려져 있는 사람이야"라고 하지요.
- ▲ /샘터
길손이는 암자에 있는 작은 방에서 관세음보살 그림을 발견해요. 태어나서 한 번도 엄마를 본 적이 없는 길손이는 관세음보살 그림이 어머니 같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관세음보살을 활짝 웃게 하겠다며 음식도 가져오고 춤도 추고 말도 걸어요.
한겨울에 스님이 아랫마을로 장을 보러 떠난 사이에 큰 눈이 내려요. 눈 때문에 길이 끊기고 길손이만 혼자 암자에 남았어요. 눈은 50일 뒤에야 녹아요. 스님은 길손이 걱정을 하며 누이 감이와 함께 암자로 올라가지요. 1주일만 굶어도 사람은 목숨이 위태롭지요, 그런데 기적이 일어나요. 길손이가 건강하게 살아있는 거예요. 강원도 설악산 오세암에 얽힌 전설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작품이에요.
표제작 '오세암'과 다른 동화 12편을 묶어냈어요. 동화작가 정채봉(1946~2001)이 1980년대 쓴 작품들이에요. "아름다움이란 꽃이 어떤 모양으로 피었는가가 아니야. 진짜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에게 좋은 뜻을 보여주고 그 뜻이 상대의 마음속에 더 좋은 뜻이 되어 다시 돌아올 때 생기는 빛남이야."(수록작 '제비꽃') 제비풀이 꽃잎이 크고 화려한 팬지꽃을 부러워하자 옆에 있던 나이 먹은 선인장이 하는 말이죠. 세탁비누, 물방울, 조개, 헌 인형 같은 작고 눈에 띄지 않는 존재를 통해 봄날 볕 같은 따스함을 건네준답니다.
'나목'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쓴 박완서 작가는 이 작품을 보고 이렇게 말했어요. "'오세암'을 통해 문학의 세례를 받고 있는 어린이라면 자라서 출세를 할지 못할지는 잘 모르는 일이지만 적어도 선하고 바른 심성을 가진 이, 삶을 사랑할 줄 아는 어른이 되리라는 것, 그 하나만은 장담해도 좋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