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음식] 촘촘히 칼집 낸 갯장어 살, 육수에 살짝 익혀 먹어요
입력 : 2017.08.08 03:12
갯장어(하모)
여름에 전라남도 고흥반도와 경상남도 고성 자란만 해역에서 주로 잡히는 갯장어는 주둥이가 길고 뾰족해요. 날카로운 이빨이 있고 잘 무는 습성이 있어서 갯장어에게 물리면 큰 상처를 입을 수 있어요. 하모라는 일본어 이름도 물다는 뜻의 '하무'에서 비롯됐다고 해요. 갯장어는 제주도 남쪽 해역에서 겨울을 보내고 봄이 되면 한반도 서남부로 이동하며 작은 어패류를 잡아먹어요. 성어는 길이 2m 정도까지 자라요.
갯장어는 잔가시가 억세고 많아 손질하기 쉽지 않아요. 우선 숙련된 요리사가 갯장어를 고정하고 등뼈와 등뼈에 연결된 잔가시를 잘 발라내야 해요. 잔가시를 발라낸 다음 숯불에 구우면 갯장어의 기름으로 적당히 자글자글 구워지는데 맛이 아주 고소하며 뼈가 없어 먹기도 편해요. 제철 갯장어는 껍질을 벗긴 후 뼈째 잘게 썬 세고시 형태로 즐기기도 해요. 씹을수록 고소함이 전해져요.
가장 인기 있는 것은 하모 샤부샤부죠. 갯장어 회를 육수에 살짝 데쳐 먹는 것이죠. 하모 샤부샤부의 육수는 갯장어의 뼈와 머리, 그리고 각종 한약재를 넣고 10시간 이상 푹 고아서 만들어요. 뼈를 발라내고 촘촘하게 칼집을 낸 갯장어 살을 육수에 살짝 익혀요. 하얀 살점이 껍질 쪽으로 말리면서 마치 흰 꽃처럼 변하는데 이를 간장이나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요. 또는 깻잎이나 쌈 채소에 부추와 버섯, 된장 찍은 생마늘을 넣고 싸 먹어도 참 맛있죠. 너무 오래 데치면 살이 부스러지기 때문에 조심해야 해요.
제주도에서는 등뼈와 잔가시를 제거한 갯장어를 된장 푼 육수에 풋배추, 버섯 등 채소와 함께 끓여 구수한 갯장어 된장국을 만들어 먹어요. 손질한 갯장어를 적당한 크기로 자른 후 불판에 구워 신선한 채소에 된장을 찍은 고추와 마늘을 얹어 싸 먹기도 해요.
장어류는 일반 어류와 달리 단백질 함량이 높고 기억 학습 능력 개선, 항고혈압, 항콜레스테롤 등의 효과가 있는 오메가-3 불포화지방산 EPA와 DHA 함량도 높아요. 갯장어 역시 크기가 클수록 뼈 건강에 좋은 칼슘과 인, 그리고 비타민 A가 많이 들어있어요. 한 연구에 따르면 65㎝ 크기 갯장어는 100g당 칼슘 660㎎, 인 680㎎이 들었다고 해요. 따라서 갯장어를 고를 때에는 가능하면 큰 것을 고르는 편이 좋아요.